'마약 투약 혐의' 오재원, 영장실질심사→구속 기로 섰다...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안호근 기자 2024. 3. 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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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오재원이 21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던 전직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39)이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나섰다.

21일 뉴스1과 뉴시스에 따르면 오재원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오재원은 이날 오후 3시 52분경 파란 모자와 검은 마스크를 쓰고 검은 점퍼 차림으로 경찰과 대동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오재원은 "마약은 언제부터 투약했나, 선수 때도 했나" ,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탈색, 제모한 것이 맞느냐", "수면제 대리 처방받은 것도 인정하나"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법정 안으로 향했다.

오재원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진 건 지난 10일이다. 경찰은 당시 오재원과 함께 있던 여성의 신고를 받고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당시엔 오재원과 여성 모두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귀가했다.

그러나 경찰은 오재원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단서를 추가로 확보했고 지난 19일 오후 신병 확보를 위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오재원을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 당시 오재원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장소에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

오재원(가운데)이 21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오 씨의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경찰서은 오재원은 자신이 받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과 대리 처방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과거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마약류 약품을 사려다 덜미가 잡혔고 병원 관계자와 함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탑고-경희대를 졸업한 오재원은 프로 야구에서 16년 동안 활약하며 많은 야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였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해 2022시즌까지 두산 베어스의 '원클럽맨'으로 뛰었고 KBO 리그 통산 157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 팬들에겐 큰 사랑을 받았다. 두산의 세 차례 우승(2015, 2016, 2019)을 이끌었고 특유의 리더십으로 2015년과 2019년에는 주장 완장도 찼다.

다만 경기 중 강한 승부욕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타 팀 팬들에겐 미움의 대상이었다. 2루수임에도 우익수 방면 잔디까지 나아가 타자들을 아웃시키는 플레이는 전매특허였고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상대를 약오르게 했다. 수비에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상대 주자들을 현혹시켰다.

오재원이 2015년 프리미어12 일본과 결승전에서 9회말 역전 후 외야 큰 타구를 날린 뒤 배트를 던지고 홈런을 직감하고 있다.
국가대표로 발탁됐을 때는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과 2015 프리미어 12 우승에 기여했는데, 특히 프리미어12 한일전 당시 팀이 8회까지 끌려가던 한국은 9회초 극적으로 성공했는데 오재원은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플레이로 끝내 출루에 성공했고 역전의 시발점이 됐다. 이어 역전 후 다시 타석에 선 오재원은 외야 방면 대형 타구를 날린 뒤 배트 플립을 했다. 타구가 워닝트랙에서 잡히긴 했지만 '넘어갔으면 애국가에 나올 장면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열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얄미운 플레이로 '혐재원'이라고도 불렸는데 국가대표에서 맹활약하며 '우리혐(우리형+혐)'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안티팬을 스스로 지워내기도 했다.

다만 은퇴 후 행보엔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두산 팬들마저도 감싸기 힘든 행동들의 연속이다.

지난해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돌연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싫어한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당시 오재원은 '덴 매거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는 코리안 특급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까 이야기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를 정말 빛냈고 '코리안 특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창시자다. 하지만 그전에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그분을 응원하고 그랬던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가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해설할 때는 당연히 말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오재원은 "해설은 제삼자를 위해 하는 것이다. 해설할 때 청취자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해설할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저 수비 정말 아쉬웠다', '저 타격은 매우 아쉬웠다' 이런 말은 되게 하기 쉽다. 또 '내가 봤을 때...' 이런 식의 말들은 자기가 본 것일 뿐이다. 그런 무책임한 말들의 향연으로 인해 오해가 쌓이고 그게 이미지가 돼 버린다. 그런 게 정말 싫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찬호 관련 작심발언을 하는 오재원. /사진=유튜브 덴 매거진 채널 영상 갈무리
해설위원으로서 속 시원한 발언을 이어가며 좋은 평가를 받던 오재원이지만 '코리안특급'을 건드린 후폭풍은 거셌다. 오재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글을 올렸고 "하루 동안 회초리를 맞았고 기분이 나쁘셨을 분들을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이라는 단어에 실망하고 기분 나쁘셨을 분께 다시 한 번 송구의 말을 전해드린다"며 "그 단어(국민)의 원래 의도는 '나 역시 박찬호 선수를 우상으로 보고 자랐다. 아버님, 할아버님도 새벽잠을 설치면서 응원했다. 지금 KBO 리그에 있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 선수들의 부모님들까지 박찬호를 응원하셨을 게 분명하다. 그때 당시 영웅이었으니까. 그런 대스타, 대선배가 하는 말은 보통 나(오재원) 같은 사람의 말보다 몇백, 몇천 배 큰 울림이 있을 것이고 동조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공개적 비난 대신 따로 불러 조언을 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견해가 빠진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설위원으로서의 자세를 언급하던 오재원은 이후에도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6월 1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NC에서 지원한 기부금으로 야구를 하는 학생이 시구를 하자 "두산이나 LG 쪽으로 갔으면 한다"고 경솔한 발언을 했다. '박찬호 논란'을 산지 한 달 만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황당했고 오재원은 다음날 중계를 앞두고 고개를 숙였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6월 24일SSG 최정을 향한 삼성 투수 양창섭의 사구를 두고 "이건 대놓고 때린 것이다. 옷에 스친 게 다행이다. 저는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면서 "지고 있는 상황에, 이건 사과할 필요도 없다. 던지자마자, (아니) 전부터 이상했다. 제가 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대놓고 때린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후 둘은 SNS를 통해 묘한 신경전을 펼쳤고 오재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선을 넘는 행동을 하며 비판에 직면했다. 후배를 향해 인스타 라이브에서 막말을 한 것. 이후 후폭풍은 훨씬 거셌고 오재원은 결국 자신이 직접 스포티비와 해설위원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재원은 "이제 모든 비하인드를 다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것 같아, 저한테는 이제야 모든 것이 재시작"이라며 "조회수를 위해 없는 또는 지어낸 또는 만들어낸 모든 분께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린다.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몇 년 혹은 몇 달 그리고 덩달아 악플을 보내신 분들도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 그동안 부족한 야구 해설을 들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마약 투약 혐의로 그 누구도 그를 두둔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나아가 이날 구속이 결정된다면 오재원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수 있다. 국가대표로서 야구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오재원의 은퇴 후 초라한 행보다.

오재원이 21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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