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뛰고 배터리 뚝 … 개미들 베팅 실패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3.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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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대표 '국민주'로 불리던 반도체, 자동차, 플랫폼 대장주에서 지난해 소액주주가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개미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을 순매도하고 있다.

작년 SK하이닉스 소액주주는 58만7776명으로 전년(100만7087명)과 비교해 42% 급감했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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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와 반대로 움직인 주가
작년 156만명 반도체株 팔아
개인투자자 18% 떠난 현대차
밸류업 수혜로 올 주가 23%↑
에코프로, 소액주주 수 3배로
전기차 불황 2차전지株 우울

국내 증시에서 대표 '국민주'로 불리던 반도체, 자동차, 플랫폼 대장주에서 지난해 소액주주가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개미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당시 투자 열풍이 불며 주가가 급등했던 2차전지(배터리) 주요 종목들은 소액주주 수가 급증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표 국민주인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수는 467만203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말(581만3977명) 대비 20% 감소한 수치로, 1년 새 개인투자자 100만명 이상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고 떠났다는 뜻이다. 소액주주는 지분 1% 미만을 보유한 투자자로,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를 의미한다.

동일한 반도체 업종인 SK하이닉스의 소액주주 수도 반 토막이 났다. 작년 SK하이닉스 소액주주는 58만7776명으로 전년(100만7087명)과 비교해 42% 급감했다. 반도체 상위 2개 종목에서만 총 156만명의 개미가 주식을 팔아치운 셈이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팔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1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8269억원, 1929억원 순매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순매도 규모도 각각 16조1923억원, 3조9102억원으로 떠난 개미들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종에서도 개미 이탈 현상이 포착됐다. 작년 말 현대차 소액주주는 88만9224명으로 18% 줄며 100만명 선이 무너졌다. 기아 소액주주도 39만5265명으로 36%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개인투자자는 현대차, 기아 주식을 각각 2조5692억원, 503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액주주가 대거 떠난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 주가는 최근 오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와 인공지능(AI) 칩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성장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올 들어 20.14%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HBM 추격에 집중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대표 종목이던 현대차, 기아 주가도 밸류업 기대감에 올해 각각 23.83%, 15.7% 올랐다.

작년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투자 열풍이 불면서 배터리, 양극재 관련 업체에 투자심리가 몰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에코프로 주가는 최고 1394%까지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가 대거 몰린 바 있다.

실제 2차전지 주요 종목들의 소액주주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에서 소재업체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포스코홀딩스의 작년 소액주주는 79만5935명으로, 전년 대비 154%나 급증했다. 에코프로 소액주주도 36만9531명으로, 전년보다 237% 늘었다. 지난해 2차전지 종목들은 투자 성과가 좋았지만 올해 분위기가 반전됐다.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각각 3.27%, 14.31% 하락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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