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株 ‘8만 전자’ 코앞서, 개미들은 1조 5423억 팔았다
“왜 삼성전자만 박스권이냐. 삼성전자 같은 잡주로 언제 돈 벌겠냐고 욕할 때가 매수 타이밍 아니겠어요.”(투자자 A씨)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샀다가, 지하까지 내려가서 가슴 아팠거든요. 그래서 오르자마자 팔았는데, 8만 전자를 향해 가네요. 진짜 10만 전자 가나요?”(투자자 B씨)
삼성전자 주가가 21일 전날보다 3.12% 오른 7만9300원으로 마감했다. ‘8만 전자(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를 코앞에 둔, ‘대장주 삼성전자’의 귀환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의 ‘삼성전자가 성장 사이클에 들어간다’는 발언,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등이 모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런데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뛰어드는 건,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외국인은 1조650억원, 기관은 500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5423억원 순매도했다. 전날 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순매도액을 기록한 후, 한번 더 최고액을 경신했다.
그러자 인터넷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이러니, 개미가 돈을 못 벌지.” 누군가는 혀를 차며 말한다. “그러니, 삼성전자와 강남 아파트는 파는 게 아니라고 했어.”
◇“조금이라도 시세 차익”
그동안 삼성전자는 6만~7만원에서 횡보하면서 SK하이닉스 대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작년 한 해만 10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가 삼성전자를 떠났다.
20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 600명은 주총 의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왜 삼성전자만 안 오르느냐”며 성토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삼성전자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를 검증하고 있다. 기대가 크다”고 밝히자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사이 5.63%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다.
오랜만에 들리는 삼성전자의 급등세에 개인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저점에 산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팔아서 시세 차익을 보자’, 고점에 산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팔아서 손해를 최소화하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월 11일 9만1000원이었다. 또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세가 가장 컸던 2021년의 개인 평균 매수 단가는 약 8만848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리테일 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 키움증권이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키움증권 고객들의 삼성전자 주식 평균 매수 가격은 7만4800원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삼성전자에 대해 이 같은 말도 했다.
“여러분(한국 기자들)은 삼성과 같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삼성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잘 모른다. 삼성은 매우 비범한(extraordinary) 기업으로, 오토모티브(자동차)에 들어가는 것은 모두 삼성에서 하고 있다.”
그러자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반응들도 나왔다.
“대단한 줄 알아요. 그래서 8층에 묶여 있어요.” “저는 매우 비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옥상(9층)이에요. 살려주세요.”
◇10만 전자 가나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 건 여러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FOMC는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다시 확인했고,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미국 정부에서 반도체 보조금 60억달러(약 7조9600억원)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만 전자’를 찍을 것으로 예측한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3조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더 높게 예측되고, 스마트폰과 갤럭시 S24 출하량 추정치 역시 기존보다 높게 예측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동희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영업이익 상승과 메모리 흑자 전환 등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10만원으로 잡았다.
반면,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8만6000원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작년 초 바닥으로 매 분기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모습을 기대하지만, 직접적 AI 수혜가 적고, 모바일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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