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으로만 알던 '소금이 물에 녹는 순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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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소금이 물에 녹는 용해 현상을 원자 수준에서 관찰해 그 원리를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형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물 분자 하나를 제어해 소금에서 특정 이온을 추출하는 '단일 이온 제어기술'을 개발해 연구 결과를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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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소금이 물에 녹는 용해 현상을 원자 수준에서 관찰해 그 원리를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형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물 분자 하나를 제어해 소금에서 특정 이온을 추출하는 '단일 이온 제어기술'을 개발해 연구 결과를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소금(NaCl)은 나트륨 양이온(Na+)과 염소 음이온(Cl-) 사이의 강한 이온 결합으로 이뤄져 있다. 소금이 물과 닿으면 물 분자가 띠는 양(+)과 음(-) 극성 때문에 두 원소 사이의 결합이 끊어져 각각의 이온이 된다. 물에 소금을 넣으면 소금이 녹아 소금물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소금이 물에 녹는 원리는 간단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이온이 먼저 물에 용해되고 왜 물 분자가 소금의 이온 결합을 약하게 하는지 등은 이론적으로만 연구됐을 뿐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신 교수는 "물에 녹은 이온이 수많은 물 분자와 함께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온을 개별적으로 제어하고 연구하기에 어려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68.8℃의 극저온 및 초고진공 환경에서 원자 2~3층 두께의 얇은 소금 막 위에 물 분자를 한 개 올렸다. 원자 크기 수준의 길이를 잴 수 있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소금 막 위에서 물 분자를 수평으로 이동시키며 높이를 측정하자 10피코미터(pm, 1조분의 1미터)만큼의 높이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염소 음이온과 물 분자가 강하게 상호작용해 일어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소금 막의 두께가 원자 한 층 두께만큼 차이 나는 계단층을 따라 물 분자를 이동시키자 이동 경로에서 염소 음이온이 한 개 사라졌다. 물 분자의 극성 때문에 소금의 이온 결합이 끊어져 염소 음이온이 나트륨 양이온보다 먼저 떨어져 나온 것이다.
연구팀은 "염소 음이온이 나트륨 양이온보다 외부의 전기적 변화에 민감한 정도인 '분극률'이 20배나 높다"고 설명했다. 물 분자가 만든 전기적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아 먼저 떨어져나온다는 뜻이다. 이 현상은 주변에 결합한 원자가 부족한 계단층(모서리)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한희준 UNIST 신소재공학과 석·박통합과정 연구원은 "그동안 물에 소금이 녹는 현상은 이론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었는데 물 분자를 정밀하게 제어해 단일 이온 추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온은 배터리나 반도체 재료의 성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입자"라며 "단일 이온 제어기술을 이온의 역할에 관련된 기초 기술에 응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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