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최대 수혜자는 진보당?...민주당 손잡고 급속히 세 확장

김성은 기자 2024. 3. 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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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왼쪽부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합추진단장, 윤희숙 진보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합의 서명식에서 합의문에 서명을 하고 있다. 2024.2.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진보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잡고 빠르게 세를 확장 중이다. 범 진보 진영에선 진보당을 두고 이번 총선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향해 "서울 관악을은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반(反)윤석열(을 위한 민주당과 진보당 간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지역"이라며 "(서울 관악을) 정태호 민주당 후보 공천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이 전혀 다른 정당인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 후보 공천 취소를 요구하고 나선 근거는 지난달 21일 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 등이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민주연합) 출범을 위해 작성한 합의문에 있다.

당시 각 정당은 정당별 비례대표 후보 추천 몫을 정하고 지역구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 경선을 통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진보당은 진보당 후보가 출마하는 전국 모든 지역구에서 여론조사 방식 경선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단 0.1% 득표차로도 승패가 갈릴 수 있는 총선에서 공고한 반윤(반윤석열) 전선을 구축하자는 목적이었다.

비례대표 후보 추천 몫을 나눔에 따라 진보당은 이미 22대 국회에서 3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진보당은 정혜경, 전종덕, 손솔 후보를 민주연합 후보로 추천해 각각 5번, 11번, 15번의 순번을 받았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은 17번까지 당선자를 냈다.

정치권에서 진보당은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정당으로 결정받아 강제해산된 통합진보당 후신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진보당 측은 "진보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의 가치와 정신을 일부 계승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신, 후신이란 표현은 맞지 않다"며 "창당 당시 당원이 4만5000명이었는데 80% 이상이 새로 가입한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현재 진보당 국회의원은 지난해 전북 전주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강성희 의원이 유일하다. 22대 국회에서 진보당 비례대표 3명만 입성해도 보유 현역 의원수가 세 배나 늘어나는 셈이다.

진보당 세력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진보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국 85곳에 지역 후보를 냈다. 서울 관악을 지역을 빼고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 작업을 마쳤다. 부산 연제구에서는 노정현 진보당 예비후보와 이성문 민주당 예비후보가 경선해 노 후보가 결선에 나서게 됐는데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진보당이 지역구 당선자를 낼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부산일보와 부산 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8∼19일 부산 연제 거주 만 18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노 후보의 지지율은 47.6%, 김 후보는 38.3%로 나타났다. 둘의 지지율 차는 9.3%p로 오차범위 밖이다. 해당 여론 조사는 무선 ARS 100% 무선전화번호 가상번호 비율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울산 북구에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민주당과 진보당 합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경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울산 북의 민주당을 지키고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출마를 강행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024.2.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울산 북구에서는 윤종오 진보당 후보와 이상헌 무소속 의원이 23~24일 경선을 치른다. 지난달 민주당과 진보당은 울산 북구 총선 후보를 윤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했었는데 이에 울산 북구 현역 의원이던 이상헌 의원이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했었다. 두 후보는 최근에서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총선 국면에서 진보당의 존재감을 한층 높여주고 있단 분석들이 나온다.

한 진보 계열 정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진보당도 80여곳 지역구 모두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후보를 내진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당과 합의 또는 경선 등을 통해 단 10%만이라도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되면 8명이 국회에 들어올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 할지라도 해당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이 정책연대를 하거나 2년 뒤 있을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협력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진보 계열 인사들 사이에서조차도 진보당이 지금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고 있거나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보다 굉장히 많은 걸 얻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진보당 후보들의 국회 입성에 사실상 이렇듯 물꼬를 터주거나 세 확장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선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진보당 지지 세력 중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세력이 상당하다. 각각 회원 수만 수 십 만명, 수 만 명"이라며 "이재명 당 대표가 총선 뿐 아니라 대선까지 염두에 둔다면 진보당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득표에서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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