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첫 배당…삼성전자 5.6兆 받았다

대부분 반도체 투자에 사용될 듯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첫 배당금으로 약 5조6000억원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배당을 진행한 것은 2012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21일 삼성디스플레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6조6503억6700만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이는 2012년 4월 1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로부터 물적분할해 분할신설법인으로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주는 지분 84.8%의 삼성전자와 15.2%를 가진 삼성SDI다. 지분율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배당으로 각각 5조6395억원, 1조109억원을 받게 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배당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반도체 불황을 겪은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현금 부족으로 인한 설비투자에 고충을 겪고 있다. 평택캠퍼스 일부 공사 현장은 공정 순서를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에 빌린 20조원도 반도체 연구·설비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금 부자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6조1111억원에 불과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91조7718억원이지만, 대부분이 미국·베트남 등 해외법인이 보유한 금액이라 단기 융통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에 53조1139억원을 쏟아부으며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전날 열린 정기주총 '주주와의 대화'에서 한 주주는 "48조원(반도체 부문)을 설비투자하고 적자인 회사는 삼성전자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설비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며 설비투자를 줄일 수 없다는 전망도 상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규모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권 경쟁을 놓고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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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