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포카 공대생’도 달려든다···올해 입시 ‘지각 변동’ 오나
비수도권 정원 증가·지역 인재 전형 확대
수도권 의대 경쟁 치열…쏠림 심화 우려
“현역 정시로 고려대 공대에 입학했는데, 의대 증원했으니 반수하면 메리트가 있을까요?”
“서울대에서 지방대 치대로 옮겼는데 의대 한 번 더 도전해 볼까요?”
정부가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대학별로 배분하면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의대 준비에 대한 반응을 구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설포카(서울대·포항공대·카이스트) 공대생’ ‘지방약대 1학년’ ‘연고대 직장인’ 등이 의대로 달려들 것이라는 ‘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N수생뿐 아니라 상위권 대학의 이공계열 재학생, 기타 의약학계열 학생 등도 의대에 재도전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공계 ‘의대 쏠림’ 현상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의대 증원에 대한 입시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지역 학생들의 경우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 전형 비중 확대가 기회가 될 수 있고, 수도권 의대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도권 의대는 정원이 2~4배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입시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내년 비수도권 의대 정원은 총 3662명으로, 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비수도권 고3 학생(3346명)보다 많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비수도권 의대 정원이 비수도권 수학 1등급 학생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늘어났다”며 “수학 1등급을 받지 않고도 비수도권 의대에 진학하는 사례가 생겨날 수 있다”고 했다.
지역인재 전형 비율이 60%까지 확대되면 지역 학생들의 수혜는 더 커진다. 현재 27개 비수도권 의대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총 1068명을 선발하는데, 내년에는 2000명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은 한정돼 있다.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만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인재 전형은 전국단위 전형보다 경쟁률도 더 낮다. 지난해 입시에서 지역인재 전형의 수시모집 10.5대 1로, 전국단위 전형(29.5대 1)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정시모집에서도 지역인재 전형의 경쟁률이 4.9대 1로, 전국단위 전형(9.1대 1)보다 낮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고, 전국단위 전형에 비해 성적대가 낮은 특성이 비수도권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대는 문호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의대 정원은 361명으로 이전보다 34.9% 증가했다. 그러나 비수도권 의대가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하면서 지원 기회가 줄어든 일반 학생들이 수도권 의대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대표는 “지방에 증원분 82%가 배정되고, 지역인재 전형까지 60%로 늘어나면 수도권 학생들은 함부로 지역에 지원하기 힘들어진다”며 “수도권 의대의 정원이 늘어나더라도 여전히 수도권으로 많이 몰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수도권 의대는 서울 주요 의대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합격선 하락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의대 증원으로 사교육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단기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울산, 강원 등 지방 학원에서는 의대 입시 판도를 분석하는 입시설명회를 줄줄이 개최하고 있다. 메가스터디 등 대형 학원에서는 직장인 대상 의대 준비 야간반 강좌를 개설했다. 송경원 녹색정의당 정책위원은 “증원의 중장기 효과와 별개로, 단기적으로 학원행 발걸음이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사교육비 단기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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