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처우개선 위한 재원 마련해야…전담 조직도 필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근무시간 축소 추진과 함께 관련 재원을 마련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전공의 처우) 개선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전공의 처우 개선 정책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전담 TF(태스크포스) 조직(가칭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TF) 설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2017년 '전공의특별법'시행 이후 전공의 근무시간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장시간 근무하고 있어 이를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은 주당 최대 수련시간이 80시간, 최대 연속 수련시간이 36시간인데 미국과 일본은 각각 80시간과 28시간, 캐나다는 60~90시간과 24시간, 영국(유럽)은 48시간과 13시간이라고 했다.
고 연구위원은 또 정책환경의 변화와 세대에 맞는 수련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연차별, 전공과목별, 의료기관별 편차를 해소하고 수련의 질을 담보로 한 탄력적 운영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 최대 연속 근로시간의 단계적 하향을 논의하면서 수련시간 제한으로 인한 보완 방안도 필요하다고 봤다. 수련병원의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확대를 통해 전문의 중심의 입원환자 진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견해다. 또 야간당직 전담팀, 교대근무제, 외래 진료시간변경 등을 통해 진료·근무 형태를 다변화하고 전공의 업무를 재정의·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선 전공의 1인당 적정 담당 환자 수를 적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또 △임금수준 정상화와 임금체계 적용의 표준화 △의료소송과 법적 분쟁으로부터 보호 △폭력·성폭력으로부터 보호 강화 △국가 재난상황에서 인력 활용시 적정 보상체계 마련과 수련의 질 보장 체계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수련과 교육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수련 기회 제공을 체계화하며 수련기관 간 수련내용의 질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채용을 확대해 전공의의 당직 부담을 완화한 사례를 발표한 김준태 전남대학교병원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외과 흉부외과는 굉장히 중요한 과인데 그런 과에서 밥그릇 싸움을 할 정도의 환경이면 안 하는게 맞다"며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오게 처우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토론회에 참석한 최호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공의 수련 교육 과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가 예산으로 상당 부분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소득층인 의사에게 예산 지원이 이뤄질 수 없다는 논리 때문에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개별 전문 학회 중심의 다양한 교육과정 개발과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해 효과적인 역량교육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지도 전문의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교수(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는 정부의 수련비용 지원, 전문의 중심의 진료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공의가 피교육자로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수련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상반기 내에 연속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전공의 근무시간 완화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며 "논의를 바탕으로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에 박차를 가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준태 교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남대 기준 인턴 월급은 482만8330원이다. 인턴과 레지던트에 각각 60만원, 65만원의 복지포인트가 지급되고 도서비(1인당 3만원), 야식비, 경조사비 등이 지원된다. 또 기피과 전공의 유지를 위해 정부가 매달 지원하는 수련보조수당도 있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월 150만원, 외과는 월 100만원, 소아청소년과는 월 100만원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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