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설득했는데 뒤통수 맞았다"…'의대 증원 0명' 서울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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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의과대학을 설득해 증원 신청을 했는데 뒤통수 맞았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배정하며 서울 지역 의대에는 한 명도 배분하지 않자 서울 지역 대학은 어이없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수도권에서도 경기·인천지역 의대 5곳의 정원을 361명 확대했지만, 서울 지역 의대 8곳에는 한 명의 정원도 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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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지방의대'도 증원…기준 납득 어렵다"
(서울=뉴스1) 권형진 이유진 기자 = "어렵게 의과대학을 설득해 증원 신청을 했는데 뒤통수 맞았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배정하며 서울 지역 의대에는 한 명도 배분하지 않자 서울 지역 대학은 어이없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 역차별", "증원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대학별 의대 배정 결과를 발표하며 증원하는 2000명 중 1639명을 비수도권에 배분했다. 충북대를 비롯해 지역 국립대 7곳의 의대 정원이 200명으로 늘었다. 원광대, 조선대, 순천향대 등 사립 의대 3곳은 150명으로 확대했다.
서울대(135명)보다 규모가 큰 '매머드급 의대' 10곳이 지역에 생긴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경기·인천지역 의대 5곳의 정원을 361명 확대했지만, 서울 지역 의대 8곳에는 한 명의 정원도 배정하지 않았다.
서울 지역 대학은 당혹해했다. 의대 교수와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도 정부 요청을 수용해 어렵게 신청서를 냈는데 한 명도 배정하지 않을 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서울 사립대 총장은 "의대 학장들은 안 된다고 했지만 억지로 설득해서 증원 신청을 한 건데, 뒤통수 맞았다고 하는 총장들이 많다"며 "선거를 앞두고 서울과 지방을 갈라치기하려는 것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라고 전했다.
다른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서울 지역은 대학 내부 반발이 있었는데도 정부 눈치 보느라 마지못해 최소한으로 증원 신청을 한 대학이 많은데, 결국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총장을 바보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증원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정원 배정 결과 이화여대(76명)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의대로 전락했다. 중앙대(86명)는 이화여대와 차의과학대·대구가톨릭대(80명)에 이어 네 번째 작은 의대가 됐다.
이에 비해 병원은 서울에 있지만 의대는 경기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는 정원이 40명에서 120명으로 대폭 늘었다. '빅 5' 병원을 운영하는 의대 중 한 곳인 울산대도 정원이 40명에서 120명으로 확대됐다.
경기·인천지역 소규모 의대였던 아주대(120명) 인하대(120명) 가천대(130명)도 정원이 80~90명 늘면서 경희대(110명) 연세대(110명) 한양대(110명) 고려대(106명)보다 의대 규모가 커졌다.
한 서울 사립대 총장은 "사실상 서울에 병원이 있는 의대도 정원이 많이 늘었는데, '무늬만 지방의대'는 왜 증원해줬냐는 반발이 제일 크다"며 "증원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 역차별'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총장들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증원 신청하지 말라니까 왜 정부에 명분만 뺏겼느냐, 총장이 책임지라는 비판도 나온다"고 했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정원을 한 명도 배정하지 않았으면 학교가 조용해져야 하는데 서울만 역차별하면서 오히려 더 혼란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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