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발 HBM' 시장 본격 열린다… 들썩이는 삼성·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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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5.6% 급등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증가분이다. 단 하루 만에 코스피 시총 16위 포스코퓨처엠(24조4396억원)만큼 기업가치가 불어났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5% 이상 오른 건 지난해 9월1일(6.1%) 이후 7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21일에도 % 상승한 원을 기록하며 '8만 전자'에 가까이 다가섰다.
20일 새벽 황 CEO의 발언이 전 세계에 보도됐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에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9148억원, 6474억원씩 순매수하며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개인은 1조5105억원 순매도를 팔아치우며 매도 타이밍으로 활용했다.
황 CEO의 삼성전자 HBM 채택 시사 발언은 SK하이닉스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HBM을 독점 공급했는데 더는 밀월관계가 지속될 수 없어서다. SK하이닉스는 20일 2.3% 떨어졌다. 사라진 시총은 2조6936억원. 이날 마이크론 호실적에 힘입어 %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급등 수혜를 가장 크게 본 종목이다. 올해 들어 20% 넘게 오르며 52주 최고가 경신 행진을 벌였다. 최근에는 엔비디아 조정과 함께 다소 주춤했다. 이날에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에 힘입어 급등했다.
결과적으로 황 CEO의 말 한마디에 코스피 시총 1·2위 기업이 크게 출렁인 동시에 코스피가 1% 넘게 반등에 성공했다. AI, 반도체 등 신기술 패권 경쟁의 주도권을 엔비디아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GPU(그래픽 처리 장치)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쿠다' 생태계 등을 앞세운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독주 체제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AI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HBM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 그룹은 올해 전 세계 HBM 시장 규모를 141억달러(약 19조원)로 추산하면서 5년 뒤인 2029년에는 377억달러(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경쟁의 최전선이 됐다.
AI 개발에 활용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H100'은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100에 들어가는 4세대 HBM(HBM3)을 독점 공급하면서 HBM3 시장을 90% 넘게 점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분기 중 가속기 신제품 'H200'을 출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8단 5세대 HBM(HBM3E) 대량 생산에 돌입했는데, 이달 말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해 H200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올린 마이크론 실적에서 HBM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이크론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12~2월)을 발표했는데, HBM3E 매출이 처음으로 잡혔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납품 사실을 알리면서 올해와 내년 HBM3E 생산량에 대한 판매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규 장에서 2.4% 올랐던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8% 급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쟁사인 마이크론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 중 하나다. 지난해 최악의 불황을 겪었기 때문에 올해 실적 개선은 예견된 일이다. 다만 마이크론 실적에서 확인된 HBM 효과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마이크론보다 뛰어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력과 수율 관리를 고려하면 더 큰 실적 기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HBM3E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지 않았음에도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다음 분기부터 HBM3E 실적이 반영되면서 가파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흐름도 마이크론과 비슷한 방향일 것"이라며 "속도 면에서는 상반기는 SK하이닉스에, 하반기는 삼성전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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