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먼저 대피시킨 선장…마지막 문자에 모두가 울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bykj@mk.co.kr) 2024. 3. 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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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에서 한국 선적 선박이 전복돼 60대 선장과 기관장이 숨졌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에서 만난 선장의 가족 A씨는 "(선박이 전복하기 직전인) 오전 7시 30분께 선장이 아내한테 '여보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다"며 "여기에 아내가 '사랑해'라고 답했지만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선사 측은 선원 구조 상황과 사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전날 직원을 일본에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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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일본 혼슈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화학제품을 운반하는 한국 선적의 운반선이 전복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본 해상에서 한국 선적 선박이 전복돼 60대 선장과 기관장이 숨졌다. 슬픔에 빠진 유족들은 21일 부산 동구에 있는 선사 사무실 내 가족대기실에 머물고 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에서 만난 선장의 가족 A씨는 “(선박이 전복하기 직전인) 오전 7시 30분께 선장이 아내한테 ‘여보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다”며 “여기에 아내가 ‘사랑해’라고 답했지만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선장에게는 2명의 자녀가 있는데 회사에도 나가지 못한 채 집에서 울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 졸업 직후 배를 타기 시작해 경력이 수십 년에 달하는 선장은 평소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만약에 사고가 난다면 나는 다 조치하고 가장 마지막에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이번 사고 때도 선원들을 먼저 피신시켰을 것 같은데 이러한 이유로 구조가 늦게 이뤄진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숨진 기관장의 가족은 “선원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끝까지 배에 남아 선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선장님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선사에 따르면 이 선박은 지난 18일 오후 2시 30분에 히메지항에서 출항해 울산으로 향했으며, 20일 오전 2시께 강풍과 파도가 심해지면서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했다.

정박한 지 5시간 만에 “배가 기울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후 사고가 났다.

선사 측은 궂은 날씨에도 선박이 회항하지 않은 것에 관련해 “항구로 함부로 되돌아오는 게 오히려 더 위험하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전문가들이 날씨와 선박 컨디션 등을 다 고려해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해상보안청이 사고 현장을 자체 수색 중이며, 우리나라 해경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선사 측은 선원 구조 상황과 사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전날 직원을 일본에 급파했다.

수송선에는 한국인 2명, 인도네시아인 8명, 중국인 1명 등 모두 11명이 타고 있었다. 구조 요청을 받은 일본 해상보안청은 헬기와 순시선을 동원해 11명 중 10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 중 한국인 2명 등 9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된 인도네시아인 1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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