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새벽…의제숙의단의 연금개혁안이 시민 마음에 가닿기를 [왜냐면]

한겨레 2024. 3. 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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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의제숙의단에 청년 대표로 참석했다.

평범한 대학생인 필자가 연금개혁과 같은 큰 문제의 숙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나름의 각오를 가지고 임했다.

이번만큼은 정부의 연금개혁이 단순 논의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필자 또한 국민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의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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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당실에 민원인이 들어서고 있다.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연 의제숙의단 워크숍에서 ‘더 내고 더 받기’, ‘더 내고 그대로 받기’ 등 2가지 국민연금 개혁안이 채택됐다. 의제숙의단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는 안,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는 안 등 2가지 안을 정했다. 연합뉴스

신지윤 |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의제숙의단 청년대표

이번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의제숙의단에 청년 대표로 참석했다. 평범한 대학생인 필자가 연금개혁과 같은 큰 문제의 숙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나름의 각오를 가지고 임했다. 하지만 2박3일 동안 진행된 워크숍은 예상보다도 훨씬 더 힘든 일이었다. 주어진 연금개혁 의제 7가지에 대해 아침부터 밤까지 쉼 없이 토론해야 했고, 정해진 일정은 지연되기 일쑤였다. 추후 500명의 시민대표단에 전달할 의제별 대안을 확정하기까지 과정은 정말 치열했다. 근로자, 사용자, 지역가입자, 청년, 수급자 각각 이해당사자의 ‘이해’가 너무 뚜렷한 나머지 분위기도 자주 과열됐다. 처음엔 위축되기도 했지만 금세 열정적으로 청년 입장을 전달하기에 바빴다.

두 번째 날 워크숍 일정을 마치고, 우리 청년 대표들이 호텔 방에 둘러앉아 청년들의 의견을 어떻게 의제 안에 녹여낼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모수 조정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지역가입자, 근로자, 사용자 대표 가운데 청년에 속하는 분들까지 함께 모여 ‘청년이 연금을 못 받을 걱정을 하지 않는 미래’를 위해 긴 시간 논의했다. 새벽 논의를 바탕으로 마지막 날 워크숍 마지막 의제였던 ‘공적연금의 세대 간 형평성 제고 방안’에서 미래세대 부담을 덜어줄 ‘사전적 국고 투입’과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 청년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는 ‘국민연금 지급 의무 명문화’ 등을 안건으로 제시했다. 분임 토의에서 일부 이해당사자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열심히 설득한 끝에 다수의 동의를 얻어 이 안건들은 대안으로 상정될 수 있었다.

청년 대표들이 제시한 대안 역시 완벽하진 않지만, 연대를 통해 어렵게 탄생시킨 만큼 시민대표단 분들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워크숍을 마치며 모두가 만족하는 연금개혁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다만 정부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은 혹여 이번 연금개혁이 우리가 원하고 생각하던 방향과 다르더라도 ‘개혁’이라는 의미를 잃지 않을 수 있도록 하나의 방향으로 힘 있게 밀고 가주었으면 한다. 이번만큼은 정부의 연금개혁이 단순 논의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필자 또한 국민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의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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