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 시즌2, 김동현부터 홍범석까지...누가 제2의 추성훈이 될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어두운 복도를 걸어 나오는 참가자들. 그들은 무엇을 봤는지 저마다 감탄사를 토해낸다. "피지컬:100 미쳤다. 진짜, 와!" "살면서 이렇게 된 걸 본 적이 처음인데.." "와 근데 진짜 대단하다 이렇게 준비를 했네, 이거를..." "이거 다 어디서 구했을까?" 도대체 이들이 본 게 무엇일까 궁금증이 한껏 커진 순간, 그 정체가 공개된다. 거대한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 100개의 무동력 트레드밀. 그 사이를 날아가는 카메라가 그 압도적인 광경들을 포착해낸다.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100> 시즌2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걸 알리는 신호탄이다.
시즌1에서도 시작과 함께 시선을 잡아끈 건 천장에 매달린 100명의 참가자들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매달려 버티다 끝내 하나둘씩 물 위로 떨어져내리는 광경이 그것이다. 시즌2는 100개의 무동력 트레드밀 위를 100명의 피지컬들이 일제히 달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 위를 달려 더 많은 거리를 기록한 이들이 살아남아 50위, 10위를 차례로 가리고 최종 1위를 뽑는 사전 미션.
숨이 턱에 타오르면서도 마지막 스퍼트까지 멈추지 않고 내달리는 100인의 피지컬들. 땀이 흘러내리는 팽팽해진 근육들은 단지 그 장관이 펼쳐내는 시각적 차원을 넘어 마치 시청자들 또한 그 운동을 하는 것만 같은 촉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최종 1위는 전 시즌 참가자였던 소방관 출신 홍범석. 그는 시즌1에서 1대1 데스매치에서 져 아깝게 탈락한 후 마음을 다잡고 시즌2를 준비해왔다고 한다.
시즌1에서 100개의 토르소를 세워둔 공간에 참가자들이 한 명씩 등장할 때마다 놀라움과 경탄이 쏟아졌던 것처럼, 이번 시즌2도 똑같은 형식으로 등장하던 참가자들만으로도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끈 건 김동현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로 알려진 인물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본색을 꺼내놓는다. 한국인 최초 UFC 진출자인데다 한국인 최다승 보유자가 그것이다. 40대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사전 미션이었던 무동력 트레드밀에서 선전해 최종 10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서 공 하나를 두고 격투를 벌이다시피 했던 1대1 데스매치는 UFC를 그대로 재연한 듯한 케이지가 새로 추가됐는데 김동현은 막강한 피지컬과 힘의 소유자인 임마누엘과 극적인 대결을 벌여 결국 승리를 따냈다. 미로 속에서 펼쳐진 팀 미션에서는 김동현이 리더가 되어 헌신적인 노력은 물론이고 승부사 특유의 판단력과 실행력으로 끝내 팀에 승리를 안겼다. 지난 시즌에서 추성훈이 프로그램의 최고 수혜자로 떠올랐던 것처럼, 벌써부터 김동현이 제2의 추성훈이 되는 건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하지만 주목되는 건 김동현만이 아니다. 사전미션에서 최종 1위를 거머쥔 홍범석은 시즌1에서 아픈 패배를 맛보게 했던 1대1 데스매치를 가볍게 이기고 팀전에서도 리더를 맡았다. 4화까지 공개된 현재 그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과정을 보면 홍범석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전략을 바꿔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홍범석에 대한 주목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판승의 사나이'로 불리는 유도의 이원희는 노장답게 침착하게 미션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대1 데스매치에서는 가라테 국가대표 박희준과 맞붙어 누르기 기술로 가볍게 제압하는 모습을 보였고, 팀전에서도 리더가 되어 세 개의 깃발 점령 중 과감하게 하나를 포기하고 두 개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밖에도 우리에게는 배우로 더 익숙하지만 주짓수 브라운 벨트를 갖고 있는 이재윤이 케이지에서 벌인 1대1 데스매치나, 여성이지만 1대1 데스매치에서 남성 상대를 골라 끝내 이기는 놀라운 모습을 선보인 종합격투기 선수 심유리, 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피지컬에 남다른 스피드까지 갖춘 타노스 김민수, 작다고 무시하지 말라는 듯 엄청난 괴력으로 명승부를 펼친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 역도선수 김담비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시작부터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주는 장관이 펼쳐지고 그 장관 위에서 역시 압도적인 저력을 보여주는 피지컬들의 대결. 이것이 사실상 <피지컬:100>이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가진 강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시즌2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아왔다. 시즌1에서는 신화적 상상력이 느껴지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세트가 압도적이었다면, 이번 시즌2는 '언더그라운드'라는 부제에 걸맞게 지하세계라는 마치 디스토피아의 한계상황을 스토리텔링으로 가져온 듯한 세트가 세워졌다.
그리고 그 위에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피지컬의 소유자들이 하나하나 자신들의 몸으로 써내려가는 스토리를 쓰고 있다. 과연 이번 시즌에는 누가 이 '언더그라운드'의 어둠 속에서 오히려 더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로 떠오를까. <피지컬:100>이 또 달리기 시작했다. 운동 좀 해야겠는데 싶은 욕망을 툭툭 건드리면서.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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