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K바이오 선도자 … 신약 '짐펜트라'로 성장 2막 연다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셀트리온이 신약 '짐펜트라(ZYMFENTRA)'(램시마SC 미국 제품명)로 '글로벌 빅파마'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통합 셀트리온의 시너지와 유럽에서 입증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서 그룹의 성장 2막을 연다는 포부다.
셀트리온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 '짐펜트라'를 미국 전역에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를 획득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복수의 중소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 제품 등재를 마치고, 미국 학회에 적극 참가하는 등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올해 초부터 캐나다에 이어 미국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의료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짐펜트라의 강점을 알리고 있다. 기업 오너가 현장의 최일선에서 세일즈에 나서는 것은 오너 중심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에서도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서 회장은 올해 미국 전역을 권역별로 나눠 약 5700명의 염증성장질환(IBD) 관련 의료진을 만나고, 연내 북미 지역에서 총 7500여 명의 의료진에게 짐펜트라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셀트리온이 짐펜트라에 공들이는 것은 앞서 출시한 유럽(유럽 제품명·램시마SC)에서 지난 약 3년간 시장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제품 경쟁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성분인 인플릭시맙은 미국 IBD 환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제로 20년 이상 사용돼 효능 및 안전성이 검증된 치료제로 평가된다. 여기에 짐펜트라는 집에서 간편하게 자가투여까지 가능한 편리성을 더해 출시 전부터 현지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관심을 모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62조570억원으로, 이 중 짐펜트라가 주력하는 미국 IBD 시장은 약 12조8000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은 출시 2년 차인 2025년까지 이 중 약 10% 이상 처방률을 달성해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최근 발행한 리포트를 통해 짐펜트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3분기부터 짐펜트라 처방이 본격화되고, 셀트리온의 외형 및 이익이 고성장하며 기업가치가 레벨업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짐펜트라 매출 성장에 주목할 때"라며 "짐펜트라가 진출하는 IBD 시장의 절대 규모가 큰 만큼 매출 상승 여력이 크고, 경쟁품 대비 우수한 효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짐펜트라를 통해 하반기 강력한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작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마무리한 합병도 올해 시너지가 본격화될 전망으로, 원가율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특히 합병을 통해 제품 생산이 시장 판매까지 직결되는 구조로 일원화되면서, 기존 70% 수준에 달하던 매출 원가율은 올해 말 약 30%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추가로 내년 하반기에는 약 20%대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낮아진 원가율로 수익성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보다 적극적인 신규 시장 진입이나 입찰 참여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이 밖에 합병으로 더해진 그룹의 자원은 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뿐만 아니라 자체 신약 개발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램시마SC, 허쥬마, 트룩시마,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현재 판매되고 있는 6개 제품에 더해 악템라, 졸레어, 아일리아, 프롤리아, 오크레부스 등 신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진행 중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2025년까지 총 11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외 바이오벤처 등과 적극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경구형 항체치료제, 다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면역 체크포인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변경해 편의성을 크게 개선한 '경구형 우스테키누맙'이 임상 1상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하는 등 차세대 치료제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적극적인 제품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을 출시하고, 자체 개발 및 라이선싱으로 매출 약 40%를 신약에서 창출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출시한 짐펜트라를 통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구자를 넘어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거듭나는 첫발을 내디뎠다"며 "차별화된 경쟁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다국적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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