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美 점령한 '비비고 신드롬' 현지화로 K푸드 영토 확장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 부문에서 연구개발(R&D)·제조 역량을 앞세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별화된 냉동·상온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외식에 견줘도 손색없는 맛 품질의 '고메 소바바치킨'을 출시해 6개월 만에 누적 매출 3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CJ제일제당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스 코팅' 기술을 적용해 소스를 얇고 균일하게 코팅하듯 입혔다. CJ제일제당은 이처럼 고객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로 차별화된 신제품을 계속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식품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을 겨냥한 플랜테이블은 출시 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 약 800만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단백질인 'TVP'를 활용해 고기 맛과 탄력 있는 식감을 구현한 점이 인기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식품사업 확대에 있어 CJ제일제당은 한식의 맛과 가치, 한국식 식문화를 전파하는 글로벌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K만두(Mandu)' 신드롬 확산에 주력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CJ제일제당은 밀가루를 반죽해 고기나 채소를 다져 만든 소를 넣고 빚은 음식이 세계 곳곳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만두를 주력 제품으로 꼽았다.
미국은 고유의 식문화 색채가 짙지 않은 데다 다인종 국가라는 특성상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작다는 점에서 주력 국가로 선정한 바 있다.
비비고 만두의 성공은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수년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비비고 만두 브랜드와 연구개발, 제조 기술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캘리포니아·뉴욕뿐 아니라 뉴저지 등에서 만두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도 냉동만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미국 만두 시장 1위 지위를 굳건하게 지켰다.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만 만두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아시안 냉동식품 1위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성공한 K만두 신드롬을 기반으로 전 세계 곳곳에 거미줄 같은 K푸드 영토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북미에서는 캐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우선 진입하기로 했다. 현지 생산과 '국가 간 생산→수출(C2C)' 사업모델 투트랙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C2C는 글로벌 생산 거점에서 생산한 제품을 인접 국가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북미 시장의 경우 미국 사업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인접 국가인 캐나다에 진출했으며 만두와 가공 밥 등 아시안 푸드를 앞세워 메인 스트림을 공략하고, 단계적으로 생산 거점도 확보할 계획이다. 육류가 들어간 제품 수출이 어려운 호주의 경우 현지에 만두 생산 거점을 확보했으며 대형 유통채널인 울워스 전 점에서 비비고 만두를 판매한다. 태국은 이미 생산 역량을 갖춘 베트남과의 지리적 인접성을 최대한 활용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바이오사업 부문에서도 활발한 연구개발 투자와 외부 협업을 통한 혁신을 이어오고 있다. 사료 첨가제를 생산하는 바이오사업 부문은 꾸준한 연구개발로 사료용 아미노산 분야에서 전 세계 500개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라이신, 메티오닌, 트립토판을 비롯한 총 8종의 글로벌 최다 사료용 아미노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내부 혁신을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노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 부문의 '이노백(INNO100)', 바이오사업 부문의 'R프로젝트' 등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예를 들어 INNO100에 지원한 직원들은 100일간 기존 업무에서 손을 떼고 신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몰입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과 식물성 음료 브랜드인 '얼티브(Altive)'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내 벤처·혁신 조직을 육성하기 위한 공간인 '이노플레이(INNO Play)'도 개관했다. 4개 층 968㎡(약 300평) 규모의 이 공간에는 INNO100 프로그램 선발팀을 비롯한 다양한 사내 벤처 조직들이 입주해 자유롭게 협업하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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