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모빌리티·전동화·자율주행 … 스타트업 200곳에 1.3조 통큰 투자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4. 3. 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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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우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끊임없는 변화야말로 혁신의 열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 새해 메시지를 통해 지속적인 혁신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기아는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위한 투자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들을 지원하고 미래 신사업 추진 동력 창출을 위해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벤처플라자'를 운영했다.

2021년부터는 프로그램 명칭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바꾸고, 기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운영해오던 '제로원' 브랜드와 통합해 자동차 위주에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 선발 범위를 넓혔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컴퍼니빌더' 지원을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한 직원을 대상으로 서류, 인터뷰, 워크숍, 발표 순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선발된 업체에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 사업화 기회 등과 함께 최대 3억원의 개발 비용을 지원한다.

선발하고 1년 후에는 사업성, 재무계획, 창업 의지 등을 심의하고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직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분사 후에도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사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제로원을 통해 사업 개발·확장, 운용자금 마련,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 소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를 처음 개최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상생 전략을 비롯해 개방형 혁신 성과와 스타트업 협업 체계 등을 발표했다.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은 혁신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 운영과 실증사업 지원, 기술 노하우 공유 등으로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원활한 제품·서비스 개발을 돕고 있다. 이는 그룹 내부 자원과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밸류체인을 결합해 급변하는 외부 생태계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미래 신사업, 신기술 창출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수많은 스타트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미래 혁신 성장동력을 선점하는 한편, 이들의 글로벌 성장이 원활히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본격 강화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200개 이상 스타트업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모셔널, 슈퍼널 등 대규모 해외 투자는 제외된 수치다.

현대차·기아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를 비롯해 전동화, 커넥티비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에너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영역을 망라한다. 분야별로 보면 모빌리티가 7537억원으로 가장 많다.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 1262억원, 인공지능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원, 에너지(수소 포함) 253억원 등이다.

황윤성 현대차·기아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 상무는 "혁신적인 기술이나 서비스로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스타트업이 바로 우리 그룹이 찾고 있는 기업"이라며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협력 과정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육성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목적에 따라 4가지 투자 유형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그룹 자체적으로 필요한 기술·사업 영역에서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한 '컴퍼니빌딩', 변화가 빠른 신성장 사업 영역의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센싱(Sensing) 투자', 즉시 혹은 단기간 내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 투자', 예상 시너지 효과에 따라 실제 협업을 추진하기 위한 '연계 투자'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에 숨어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독일, 이스라엘, 중국, 싱가포르 등 5개 국가에 '크래들(CRADLE)'이라는 혁신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허브 역할을 하는 '제로원(ZER01NE)'을 설립했다. 또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총 19개 투자 펀드를 운용하며 글로벌 투자 역량을 제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중 2018년 설립된 제로원은 매년 '제로원 액셀러레이터'라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지원을 펼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범주를 예술가로도 확대해 크리에이터들 간 협업을 촉진하는 '제로원 플레이그라운드'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스타트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0개 사내 스타트업이 분사했으며 이들의 누적 매출액은 2800억원, 신규 인력 채용은 800명 이상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모색하고 있는 개방형 혁신 분야는 SDV(소프트웨어로 지속 진화하는 자동차)를 비롯해 자원순환, 저탄소,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기술 등이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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