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바나나 등 직수입 과일 대거 공급···“유통구조 개선 등 근본 대책 나와야”
사과·배 등의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직수입된 오렌지와 바나나가 대형마트에 공급됐다. 파인애플·망고 등 다른 직수입 과일(11종)도 3~4월 중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그러나 대체과일 수입은 땜질식 처방일 뿐,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수입한 바나나 1400여톤과 오렌지 600여톤 등 2000톤 이상을 대형마트에 공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은 정부 농산물 할인 몫으로 최대 20% 할인하고, 자체 할인도 추가한다. 최종 소매가격은 권장가에서 최대 30%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파인애플, 망고 등 다른 직수입 과일도 3∼4월 중 시중에 공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18일 직수입 품목을 당초 바나나·오렌지·파인애플·망고·체리 등 5종에서 자몽·아보카도·만다린·두리안·키위·망고스틴까지 포함한 11개로 늘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할당관세 물량에 더해 (마진이 붙지 않는) 직수입 물량까지 시장에 풀리면 소매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할당관세 적용 기한이 6월 말까지인데, 이에 맞춰 직수입 물량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할당관세로 들여온 수입 과일 물량은 7만6651톤으로, 이 영향으로 소매가격은 1월에 비해 낮아졌다. 바나나는 1월 중순 100g에 333원에서 327원(20일 기준)으로 1.8%, 오렌지는 10개에 1만7430원에서 1만6755원으로 3.9% 각각 하락했다. 파인애플과 망고는 개당 7279원, 3603원으로 1월 중순과 비교해 각각 10.7%, 41.7% 낮아졌다.
농민단체는 대체과일 수입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정책위원장은 “가격에만 천착하는 지금의 대책으로는 당장 급한 불은 끌 수는 있겠으나,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 기반 조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간마진이 붙으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유통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대형마트와 농산물 수입 유통업체만 살찌우고 피해는 농가와 소비자만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운영 중인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하루 24시간 전국 단위에서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다. 상품 거래가 체결되면 산지에서 구매처로 상품이 직접 배송되기 때문에, 보통 3단계를 거치는 농산물 유통이 1∼2단계로 단축되고 그만큼 유통 비용이 절감된다. 현재 33개 품목이 거래되고 있으며, 출하·도매단계 비용이 9.9% 절감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연간 거래 규모 4조7000억원) 수준으로 거래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김성훈 충남대 교수(농업경제학)는 “지금은 초기단계여서 산지 농민들과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 매매 참가인들의 참여도가 생각보단 높지 않은 것 같다”며 “당국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등록 상품의 품질 표준화와 등급화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3182120045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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