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블랙홀’…정부 강행에 `의사 전면 파업` 가시화(종합)

황병서 2024. 3. 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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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다시 한 번 못 박으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노 전 회장은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지난 한 달 반은 좌절과 무력감의 기간이었다"며 "정부가 2000명 증원을 확정한 어제는 대한민국 의료의 가슴에 대못이 박힌 날이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료 유지 명령 및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으며 이를 위반하면 의료법에 따라 의사 면허 자격을 정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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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 노조 “의사 늘려도…필수·지역의료 영향 미미”
의협 전 회장 “의사들 진짜 선택 남았다”…파업 시사
‘집단 사직’ 의대교수 늘어…중앙대 교수들도 동참
정부도 의료계 압박 “내주부터 면허자격 정지 처분”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다시 한 번 못 박으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간부가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고 발언 수위를 높인 데 이어 전직 의협 회장도 의사들의 단체 행동을 시사하며 거들었다. 여기에 시민단체 등도 의사 수를 증원한다고 해도 필수·지역의료를 살릴 수 없다며 좀 더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진료 거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치 처분을 하겠다며 강경한 태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주최로 열린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조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의료연대)는 21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는 제목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비판했다. 이상윤 의료연대 정책위원(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도 필수·지역의료의 질과 접근성 등을 높이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 정책위원은 “외국에서 이뤄진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의료의 질이나 접근성, 가격 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영향이 있더라도 아주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의료 인력 수급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의료가 직역사회에 제공되는 패턴을 바꿔야 해결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이날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를 맹비난하며 의사들의 파업을 시사하기도 했다. 노 전 회장은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지난 한 달 반은 좌절과 무력감의 기간이었다”며 “정부가 2000명 증원을 확정한 어제는 대한민국 의료의 가슴에 대못이 박힌 날이다”고 했다. 이어 “의료가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바라만 볼 것인지, 대못을 뽑아낼 준비를 할 것인지, 의사들의 진짜 선택이 남았다”고 했다. 앞서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경찰 출석 전 “정권퇴진 운동에 나서겠다”며 “필요하다면 정치 집단과의 연대 등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집단 사직을 결의하는 의대 교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앙대병원 등을 운영하는 중앙대의료원 교수 일동은 이날 밝힌 사직의 변에서 “더함도 빠짐도 없이 똑 떨어지는 2000명을 고집하는 것은 근거도 없고 실현도 불가능하며,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 갈 미신적 정책 오류”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국민과 전공의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부의 폭압적 독선을 저지하기 위해 25일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연세대 이어 부산대·고려대 교수들도 25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위반에 대해서는 다음 주부터 원칙대로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료 유지 명령 및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으며 이를 위반하면 의료법에 따라 의사 면허 자격을 정지하겠다고 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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