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바이러스가 어른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A형 간염 바이러스 증상은 연령별로 다르다.
신의철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은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연령별 증상 차이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T세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똑같이 A형 간염에 걸려도 어린 아이들이 성인에 비해 증상이 없었고 일부 성인은 간이 심각하게 손상돼 응급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형 간염 바이러스 증상은 연령별로 다르다. 어린 아이보다 성인에게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신의철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은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연령별 증상 차이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T세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열린 과학기자협회-IBS 과학미디어아카데미인 ‘면역 기억 백과사전 만들기’에서 대표적인 연구성과인 '방관자 T 세포'에 대해 소개했다.
우리 몸엔 T세포가 있다.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했지만 항체가 100% 작동하지 않을 때 해당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T세포가 활성화돼 감염된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신 센터장은 2009년 국내에 A형 간염이 유행했을 때 T세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에 의문점이 생겼다. 그는 "똑같이 A형 간염에 걸려도 어린 아이들이 성인에 비해 증상이 없었고 일부 성인은 간이 심각하게 손상돼 응급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에 뛰어든 신 센터장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와는 상관없는 T세포인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를 확인한 것이다. 가령 A형 간염 환자에서 인플루엔자나 장염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T세포는 방관자 T세포다.
신 센터장은 “활성화된 방관자 T세포는 가만히 있지 않고 우리 몸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여러 세포를 파괴했다”며 “과잉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IL-15라는 사이토카인이 많이 분비돼 방관자 T세포가 활발해진다는 점도 밝혀냈다.
T세포는 일종의 ‘기억 세포’다. 특정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이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T세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신 센터장의 발견은 A형 간염 유행 당시 생긴 의문을 해결했다. 어린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질병에 걸린 경험이 적기 때문에 방관자 T세포를 갖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과잉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증상이 덜 나타난다.
면역질환 치료의 새 패러다임이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신 센터장의 발견 이후 방관자 T세포의 기작이 원형탈모, 지카바이러스 등 더 심각한 병에서도 작동한다는 내용의 연구가 이어졌다. 신 센터장은 "이 원리를 이용해 10년 뒤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사이토카인 등을 제거하는 획기적인 치료제를 만드는 것을 상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그는 휴먼게놈프로젝트처럼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모든 T세포 종류를 알아보는 '면역 기억 백과사전(Human TCRome project)’를 진행 중이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