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보호무역·탈탄소 압력 ‘삼중고’ 속 취임··· 포스코 장인화 체제 시작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이 ‘정통 철강맨’ 장인화 신임 회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했다. 장 신임 회장은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높아지는 탈(脫)탄소 압력,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업황 부진이라는 ‘삼중고’를 극복하고 그룹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받아들게 됐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장인화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제10대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장 신임 회장은 이날 오후 경북 포항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3년간의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장 회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시작으로 포스코에서 기술투자본부장과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거친 정통 포스코맨이다. 2018년에는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제철소 스마트팩토리 체계 구축 등을 주도하며 그룹 핵심인 철강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2018년 최정우 전 회장과 함께 그룹 회장 최종 후보 2인에 오르기도 했고, 2021년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최근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해왔다.
사내에서는 평사원들에게도 허리를 굽혀 인사하거나 임원용 엘리베이터 대신 일반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등 인품이 뛰어난 리더로 알려져 있다.
새 수장을 맞은 포스코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먼저 전방산업 부진과 중국·일본산 저가 철강 공세 등의 영향으로 그룹 본업인 철강 사업 성적표가 좋지 않다. 지난해 포스코의 별도기준 매출은 38조9720억원, 영업이익은 2조8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돼 고로가 한동안 멈췄던 전년에 비해서도 각각 8.7%, 9.2% 감소한 실적이다. 전기차 수요 침체가 계속되면서 2차전지 소재 관련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4분기 8년 만에 분기기준 적자를 냈다.
대외 환경도 유리하지 않다. 대선을 앞둔 미국의 철강 관세 장벽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이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을 추진하는 등 탈탄소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장 회장은 철강 부문을 강화하면서 신사업 투자도 지속해 기업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이날 이사회 종료 뒤 기자회견에서 “포스코는 철강 사업이 기본이고, 여기에 우리가 10여년간 노력한 소재 사업이 쌍두마차로 똑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업황 부진에 대해서는 “철강업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영향이 있고,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신사업이 흔히 겪는 캐즘(Chasm·신사업 대중화 직전의 일시적 침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위기의 순간에 경쟁력을 키워나가면 경기가 되살아났을 때 보상이 크기 때문에 위기는 기회라는 정신으로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그룹의 새로운 핵심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장 회장을 보좌할 포스코홀딩스의 새 경영진 진용도 갖춰졌다. 정기섭 사장(전략기획총괄)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김준형 친환경미래소재총괄과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신규 선임됐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선임됐고, 유영숙 사외이사와 권태균 사외이사가 각각 재선임됐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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