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시대 연 포스코 장인화…"철강·소재 쌍두마차로 지속 성장"

최지훈 2024. 3. 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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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소재, 안 좋을수록 더 투자…무조건 성공시킨다"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 강조…노조에 먼저 다가갈 것

제10대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선임된 장인화 회장이 철강과 이차전지 등 신성장 동력 분야를 쌍두마차로 포스코가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 철강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소재 사업도 함께 키워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신뢰'를 꼽았다.

장 신임 회장은 포스코 내에서 전통 철강맨으로 통한다. 철강생산본부장에서 철강부문장으로 이어지는 이력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포스코의 신소재 사업 역량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신사업관리실장과 기술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기도 하다. 철강과 신성장 동력 두 분야 모두에 경험과 경륜이 있다는 의미다.

장인화 신임 포스코그룹 회장이 21일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입장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제공.

'철강' 초격차 · '이차전지 소재' 본원 경쟁력으로 성장 지속

포스코그룹은 21일 서울 강남구 소재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장인화 후보의 신임 회장 선임에 관한 건을 가결하며 새로운 선장을 맞았다. 

장 신임 회장는 이날 주총 후 가진 간담회에서 "포스코는 철강사업이 기본이고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쌍두마차로 지속 성장해야 한다"며 "단순 철강사 포스코가 아니라 미래를 여는 소재 사업도 함께 키워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목표를 제시하면서 임직원에 대한 격려의 말을 더했다. 장 신임 회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포스코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포스코는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역량과 경험을 갖춘 임직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 지역사회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상호 신뢰와 유대감을 깊게 형성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글로벌 정치 불안으로 높아진 시업 위험성을 이겨내고 지속 성장 가능한 포스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사업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도 발표했다.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문화 구현 △신뢰받는 ESG 경영 체제 구축이다. 

포스코가 철강사업 부문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 부문을 포스코의 핵심 축으로 삼은 만큼 해당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는 2027년까지 연산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HyREX) 시험설비를 준공하고 기술을 검증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포스코의 성장 엔진으로 육성하겠다"며 "비즈니스 측면에서 철강사업 초격차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시장가치에 부합하는 본원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에 공을 들이는 포스코에 희소식도 있다. 미국과 우리 정부가 수소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밝힌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친환경 수소에너지 생산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미 에너지부는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7억5000만달러(약 9893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 11일 수소환원제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환원제철에 들어가는 R&D 비용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 등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외 정부의 수소 관련 혜택으로 2030년 상업가동을 시작해 연간 100만 톤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포스코의 계획이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포스코는 현재 9월 인허가를 목표로 포항제철소 내 수소환원제철 데모플랜트 건립을 위한 용지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약 40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의 예비타당성 신속 결정과 국가 차원은 지속적이고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차전지 소재 산업에 대해서도 "포스코가 10년 이상 꾸준히 했고 신사업으로 잘한 사업 중 하나"라며 "시장이 나쁠 때일수록 투자를 더 해야 하고 무조건 성공시켜야겠다는 굳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인화 회장이 이날 밝힌 포스코그룹 비전 체계도./그래픽=포스코그룹 제공.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 강조

장 회장은 조직 운영에 있어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를 통한 사업회사의 책임 경영 체제 확립이 기업 시민으로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조직 운영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직접 듣고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취임 후 100일 동안 그룹의 주요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장과 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의 혁신과 이해관계자가 수긍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는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원칙과 신뢰에 기반해 상생을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사문제에 대해서도 "노사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며 노조에 끊임없는 신뢰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언급했다.

장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임 회장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안들을 정리하고, 전임 회장 때 지속적으로 지적된 '투명한 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포스코는 내부자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했다는 혐의와 포스코 광양 제철소의 환경오염물질 방출에 따른 바다 오염, 성추행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비롯한 사내외 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신임 사외이사로 박성욱 전(前)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선임하고, 유영숙 사외이사와 권태균 사외이사를 각각 재선임했다. 사내이사로는 정기섭 사장(전략기획총괄)을 재선임했고, 김준형 친환경미래소재총괄과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 총 6개 안건 모두 주총을 통과했다.

최지훈 (jhcho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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