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6시40분 일어나 뒷산 걷기”…갓생 아니고 ‘인권침해’

권나연 기자 2024. 3. 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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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에게 새벽 뒷산 걷기를 강제한 기숙형 고등학교의 지침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경북의 한 고등학교는 운영 규정에 따라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전교생을 매일 아침 6시40분에 깨워 뒷산을 걷게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수면 시간이 길지 않은데도 아침 운동을 하게 한다면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아침 운동 강제를 중단하고 관련 규정을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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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기숙형 고등학교, 전교생 걷기 시켜
인권위 “행동자유권‧자기결정권 침해…
운동강제 중단하고 관련 규정 삭제하라”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전교생에게 새벽 뒷산 걷기를 강제한 기숙형 고등학교의 지침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인권위에 따르면 경북의 한 고등학교는 운영 규정에 따라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전교생을 매일 아침 6시40분에 깨워 뒷산을 걷게 했다. 기숙사의 취침 시간은 밤 12~새벽 1시다.

뒷산을 걷는 시간은 약 20분으로 길지 않다. 다만 학생들은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느꼈다. 아침운동에 불참한 학생은 ‘벌점’을 받기 때문이다.  

재학생 A씨는  “생리통·복통·두통 등 몸이 안 좋은 학생도 강제로 운동에 참여하면서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주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어오고 있는 ‘전통’이라는 입장이다.

‘6시40분에 일어나 아침 운동하기’는 최근의 ‘갓생’ 열풍과 맞닿아 있는 느낌이다. 갓생은 신을 뜻하는 갓(God)과 인생(人生)을 합친 신조어로 모범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뜻한다. 특히 부지런한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갓생 인증’은 102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새벽 공부를 비롯해 아침 운동, 독서, 명상 등이 주된 목표로 꼽힌다.

문제는 ‘자기결정권’이다. 갓생 인증은 자신의 의지대로 이뤄지는 데 반해 학교 측의 규정은 전교생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인권위도 이런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인권위 측은 “학교가 학생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강제로 하는 아침 운동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인격을 발현하며 생활 영역을 주체적으로 형성하기보다 규율과 복종을 내면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수면 시간이 길지 않은데도 아침 운동을 하게 한다면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아침 운동 강제를 중단하고 관련 규정을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인권위의 권고는 법적 강제력을 가지지 않는다. 때문에 학교 측이 권고 내용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법적인 제재를 받지 않는다. 다만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인권위의 권고를 성실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어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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