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40대 세이브왕 기대하라···주목 받아야 할 40대 선수들[KBO 개막 특집]

김은진 기자 2024. 3. 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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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지난 18일 KIA와 시범경기에서 공을 교체하기 위해 사인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오승환(42·삼성)은 가장 치열한 겨울을 보냈다. 스프링캠프에서 삼성의 마무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KT 마무리였던 김재윤을 영입하면서 예고됐던 ‘경쟁’은 오승환에게는 낯선 단어였다. 최소한 삼성 마무리를 놓고 오승환이 경쟁한 것은 처음이었다.

앞서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어 권리를 행사했을 때는 계약까지 시간이 걸리자 무수한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복잡한 사정들이 있었지만 오승환은 계약한 뒤 다음날 일본 오키나와로 캠프를 일찍 떠났고 묵묵히 준비만 했다. 결국은 모두 ‘나이’ 때문에 벌어진 상황,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한 오승환은 마무리 자리부터 지켜냈다.

나이와 경기력을 떼어놓을 수는 없지만 꼭 반비례 하는 것은 아니다. 늘 리그의 앞을 끌어가는 고참 선수들이 있다. 한때 찾기 어려웠던 40대 선수들이 꽤 많은 올해는 이 40대 맏형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승환은 2021년 44세이브를 거두고 세이브왕에 올랐다. 당시 39세 2개월 28일로 역대 최고령 세이브왕으로 기록됐다. 이후 2년간 모두 30세이브씩을 거둔 오승환은 마무리를 지켜낸 올해 다시 최고령 세이브왕에 도전한다. 세이브와 관련한 거의 모든 기록을 독식하고 있는 오승환이 프로야구 최초의 40대 세이브왕에 도전하는 시즌이다.

한화 김강민이 지난 14일 KT와 시범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오승환과 동갑내기인 1982년생 중에는 역시 지난 겨울 야구인생의 변환점을 맞았던 김강민(42·한화)이 있다. 2022년 SSG를 챔피언으로 이끈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김강민은 1년 만이었던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35명 명단에서 제외됐고 한화에 지명됐다. SSG 구단의 심각한 조직 문제가 드러난 이 사건으로 김강민은 SSG 팬들의 눈물과 한화 팬들의 환대 속에 야구 인생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한화는 외야 수비가 취약점으로 꼽히는 팀이다. ‘짐승’이라는 별명을 가졌고 어깨만은 여전히 대단히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강민을 아주 요긴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반전의 시즌을 준비하는 한화에서, 김강민은 2022년 한국시리즈처럼 ‘조커’로 등장해 결정적인 장면들을 또 여럿 만들어낼 수도 있다.

KIA 최형우가 18일 삼성과 시범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형우(41·KIA)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KIA와 1+1년 22억원 계약을 했다. 역대 최고령 비FA 다년계약의 주인공이 되면서 여전히 KIA가 필요로 하고 그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다. 이제 경기를 통해 입증할 준비를 하고 있다.

KIA는 최형우를 중심타선의 맨 뒤로 보내고 6번 타자로 기용할 준비를 해왔으나 나성범이 부상을 당하면서 결국 최형우는 다시 중심타선 안으로 돌아가게 될 전망이다. 다시 4번 타자가 될 수도 있다. “올해는 5강이 아닌 우승을 목표로 해도 될 것 같다”며 후배들과 함께 할 최고의 시즌을 자신했던 최형우가 초반 위기에서 또 중심이 되어줄 것을 기대받고 있다.

KT 박경수가 11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내야 수비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박경수(40·KT)는 올시즌 리그 최고령 주장이다. KT는 나이 많은 선수와 어린 선수들 간의 결속력을 바탕으로 2021년 통합우승을 이뤄냈고 이후 강팀으로 올라서 있다. 올해도 계속 주장을 맡는 조건으로 현역 생활 연장을 사령탑과 구단이 먼저 권유했을 정도로 선수단에서 박경수의 존재감이 크다.

박경수는 내야 수비에서는 여전히 따라올 후배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년간 크게 부진했던 타격에서도 올해는 확실한 팀 배팅을 보여줄 것을 다짐하며 준비해온 개막을 맞이한다.

KT 우규민이 10일 시범경기 LG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한국나이로 이제 딱 40세가 된 1985년생들 중에는 우규민(KT)이 가장 주목받는다. 우규민은 1월생으로 1984년생들과 동기다. 20대에 LG에서 선발로 10승, 마무리로 30세이브를 모두 해본 뒤 FA로 삼성에 가 필승계투조로 뛰었던 우규민은 지난 시즌 평균자책이 4.81로 높아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추락한 삼성이 2차 드래프트에 우규민을 내놨고 KT가 1라운드에 지명했다.

KT는 FA 시장에서 김재윤을 삼성으로 떠나보냈고 3년차인 막내 박영현에게 마무리를 맡긴다. 손동현, 이상동 등 아직 어린 투수들이 이제 계투진 중심이다. 불펜에 경험을 더하기 위해 우규민을 영입했다. 첫 만남에서 나이 얘기를 먼저 꺼냈다가 “나이 신경쓰지 말라”는 말에, 떨어졌던 자존감을 되찾은 우규민은 올해 KT 불펜 성패를 쥔 가장 중요한 열쇠로 꼽힌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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