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탄생 때 나무 심고 결혼때 가구 만들듯…전시산업도 지속가능성이 필수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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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에서는 아기를 낳으면 호두나무를 심고 혼수용 가구로 만들었죠. 한국에도 이런 전통이 있었다던데, 이처럼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에는 시간과 자원, 기술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21일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에 맞춰 처음 방한한 마리아 포로 살로네 델 모빌레(밀라노가구박람회) 회장(41)은 자원 소비가 많은 전시컨벤션사업과 디자인업계 핵심 화두로 지속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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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가구박람회 혁신 이끈
마리아 포로 회장
21일 이탈리아 디자인의 날에 맞춰 처음 방한한 마리아 포로 살로네 델 모빌레(밀라노가구박람회) 회장(41)은 자원 소비가 많은 전시컨벤션사업과 디자인업계 핵심 화두로 지속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매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박람회를 운영하는 기업의 대표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위기를 겪던 지난 2021년 여성 최초이자 최연소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유럽 전시업체 최초로 유엔글로벌컴팩트(UNGC)가입을 주도해 환경, 노동,인권 등 10대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박람회 최초로 ISO 20121(이벤트 지속가능경영)인증도 받았다.
포로 회장은 “우리 박람회 참가 업체들은 석고보드 패널 대신 나무 패널을 의무적으로 써야하지만 이 재료들은 다음에도 재활용된다”면서 “참가사들은 당장 비용이 더 들더라도 마케팅 등 장기적 효과에 공감하며 실질적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제관인 욕실 기업들도 물 사용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고, 남는 음식물을 도심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아이디어도 실천할 예정이다. 특히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지속가능한 디자인 소재 정보를 널리 공유할 기회로도 활용한다.
그는 “올해 62회째인 박람회는 이탈리아 가구업체들이 신제품을 소개하는 장으로 출발했지만,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소개하며 전 세계 30만명이 방문하는 국제적 규모로 성장했다”며 “지난해 방문객 1200명 집중 인터뷰와 신경과학 실험 결과를 토대로 올해 행사장 배치를 혁신했다. 행사장 통로 수를 줄여 걷는 시간을 10%가량 줄이는가 하면 휴식·공공 공간을 늘려 훨씬 즐겁고 쾌적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적합한 공간에 적합한 기업이 들어갈 수 있도록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박람회 경쟁력”이라며 “돈으로 공간을 살 수는 없을 뿐 아니라 창의성을 보호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경쟁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로 회장은 올해는 다양한 전시 기획으로 차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컬트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기획한 ‘씽킹룸(생각하는 방)’을 통해 좁은 공간에서 일상속 디자인을 끌어내고, 아프리카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프란시스 케레의 강연 등이 관람객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포로 회장은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연출에 참여해 유명해진 인물이다. 밀라노 인근 코모 출신인 그는 세 아이의 엄마로 가업(가구회사 포로)을 4대째 이어가고 있다. 내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이 회사는 공장에 자연광을 사용하고 직원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로 식사하고 출시 가구 부품은 고쳐쓸 수 있게 20년간 보관하는 것으로 친환경 경영을 선도해 왔다. 조부의 친구였던 브루노 무나리, 알레산드로 멘니디 등 세계적 디자인 대가들과 친분도 쌓아 디자인계 영향력을 키웠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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