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있는 어디서든 에너지 생성"…`수중 자가 발전기` 설계기술 확보

생기원, 이온 활용해 수중서 에너지 생성
이온전도도 높을수록 발전기 성능 우수

한국생산기술원은 물이 잇는 곳이면 어디서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수중 자가 발전기의 에너지 생성 매커니즘을 규명했다. 김시형 생기원 선임연구원(가운데)을 포함한 연구진. 생기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수중환경에서 이온으로 활용해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수중 자가 발전기'의 이온 현상을 밝혀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김시형 박사 연구팀이 최준명 한양대 교수, 김현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등과 함께 수중에서 전기에너지 생성원리인 '피에조아이오닉 효과'를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중에서 전기에너지를 얻기 위한 발전에는 배터리, 축전기 등과 같은 에너지 저장 소자가 쓰이는데, 부식과 합선 위험이 높고 심해나 극지방 등 극한 환경에서는 성능이 저하돼 막대한 충전·교체 비용이 발생한다.

피에조아이오닉 효과는 전해질 내에 담긴 물체에 기계적 압력을 가했을 때 물체 내에서 일어나는 이온의 이동현상을 말한다.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전자 대신 이온을 활용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구팀은 전해질 특성을 결정하는 이온에 주목해 염화이온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염화물 내에서 이온의 특성과 수중 자가발전기의 에너지 생성 상호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온 전도도가 높을수록 수중 자가 발전기의 성능이 우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수화된 이온의 구조적 강도가 낮을수록 성능이 좋다는 것도 알아냈다.

수화는 수용액에 용해된 이온을 물 분자가 둘러싸고 상호작용하면서 하나의 분자처럼 움직이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이온이 존재하는 모든 전해질 환경에서 이온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수중 자가 발전기의 기계적 진동수를 제어해 최적의 성능을 갖는 맞춤형 발전기 설계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김시형 생기원 선임연구원은 "수중 자가 발전기는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 잠재력이 큰 기술인데, 설계 기술의 부재로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 해양에너지 발전 뿐 아니라 의류형·인체 삽입형 등 다양한 환경의 맞춤형 수중 자가 발전기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지난 2월)'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