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구도, 밝은 미래가 보인다

김종수 2024. 3. 21. 1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인왕은 여러가지면에서 의미가 깊다. 선수 개인에게는 평생에 한번 뿐인 상이며 팬들이나 관계자들에게도 차세대 주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다. 때문에 신인왕 경쟁은 치열할수록 좋다. 그만큼 좋은 재목이 많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꼭 신인왕을 받은 선수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않은 경우보다 그럴 확률이 더 높은 것도 사실이다.


2019~20시즌까지는 해당 시즌에 처음으로 등록이 된 신인만 수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경기 출전 여부가 아닌 등록 여부로 결정이 되었던지라 부상 등으로 거의 뛰지 못한 선수에 대해서는 경쟁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이후 2020~21시즌부터 관련 규정이 변경되었다. 정해진 경기 출전 횟수를 채우지않은 2년차 선수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아시아쿼터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시즌부터는 그들에게도 자격이 주어졌고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25‧181cm)가 외국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열거한 사실에서도 알수있듯이 최근 신인왕은 예전보다 더 폭이 넓어지고 까다로워졌다. 그만큼 언론과 팬들의 시선도 높아지고있는 모습이다.


신인왕같은 경우 실력이 가장 우선이겠지만 어느정도 운도 따라야한다. 자신이 지명된 팀에 같은 포지션의 확고한 주전 선배가 있을 경우 아무래도 출전시간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더불어 전체 신인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잘하고도 아쉽게 놓치거나,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수상을 하기도 한다.


2012~13시즌 신인왕은 SK 최부경이 차지했지만 KCC 박경상도 만만치않았다.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최부경의 독주로 끝날 듯 싶었으나 후반들어 출전시간이 부쩍늘어난 박경상이 무섭게 맹추격했다. 전주의 돌격대장으로서 펄펄날았다. 최종성적만 놓고보면 누가 수상해도 이상하지않을만큼 박빙이었다.


박경상 입장에서는 불운한 부분도 있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는 1월과 10월에 걸쳐 2번 열렸다. 1월 드래프트는 1월 3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10월 드래프트 또한 10월 8일 같은 장소에서 시행됐다. 이전까지 신인드래프트는 1월에 있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10월에 열리는 것으로 변경됐다. 신인 선수들의 프로팀 합류를 앞당기기 위해서였다.


이전처럼 동기들끼리 경쟁했다면 박경상은 어렵지않게 신인왕에 등극했을 공산이 컸다. 하지만 드래프트제도 변경으로 인해 하나의 신인왕을 놓고 두 개의 드래프트 선수들이 함께 다툴 수밖에 없었다. 결국 1월 드래프트 지명자 최부경과 팽팽한 경합 끝에 아쉽게 수상을 놓치고말았다.


2013~14시즌 전체 1순위 김종규와 2순위 김민구의 경희대 동기 신인왕 싸움도 팽팽했다. 큰신장에 운동능력과 기동력을 겸비한 김종규는 서장훈, 김주성, 오세근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 주전 센터 재목으로 꼽혔고 실제로도 그렇게됐다. 김민구 또한 대학생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뽑혀 주목받는 등 제2의 허재로 불렸다. 최종적으로 신인왕은 김종규가 수상했으나 김민구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는 평가다.


올시즌 역시 신인왕 역사에 남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드래프트에서 1~3순위에 뽑힌 선수들이 하나같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발톱을 드러낸 선수는 3순위 LG 유기상(23‧188cm)이다.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자신감있는 외곽슛을 펑펑 터트리더니 수준급 수비까지 선보이며 모처럼 등장한 대형 3&D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초 2순위 현대모비스 박무빈(23‧187cm)은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부상으로 당장 뛸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트에 나서서 데뷔전을 치르기 무섭게 유기상을 맹추격했다. 돌파, 슛, 패스 등 듀얼가드로서 갖춰야할 다양한 플레이를 거침없이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루키답지않게 중요한 상황에서 차분함과 강심장을 보여주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가대표로도 선발되며 임팩트에서 유기상에 앞서간다는 여론까지 형성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KT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못하던 1순위 문정현(23‧194.2cm)도 시즌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문정현이 1순위에 뽑혔던 가장 큰 이유는 다재다능함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리는 능력에 더해 리딩, 패싱능력, 수비까지 고르게 갖춘 멀티플레이어로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각 포지션별로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있던 KT에서 유기상, 박무빈만큼 출장시간을 보장받기는 쉽지않았다. 차라리 유기상처럼 특정 영역에 특화됐다면 쓰임새가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문정현의 플레이 스타일은 하나의 조각보다는 에이스나 컨트롤타워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유기상의 수상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만해도 박무빈, 문정현의 추격을 받았으나 특유의 꾸준함을 앞세워 누적 성적표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있다는 평가다. KBL 신인 데뷔 시즌 최다 3점슛 기록을 세우며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임팩트가 아쉽다는 부분까지 싹 지워버렸다. 소속팀 성적 또한 가장 좋다.


물론 시즌은 아직 끝나지않았다. 유기상이 가장 유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박무빈, 문정현이 엄청난 퍼포먼스로 맹추격을 해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어쨌거나 팬들 입장에서는 흥미로우면서도 기분좋다. 신인왕 수상 여부를 떠나 유기상, 박무빈, 문정현 셋 모두 차세대 주역으로서 기대되는 잠재력을 보여주고있기 때문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박상혁 기자, KBL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