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소원한 중기부·산업부 `따로 행보`…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이[최상현의 정책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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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앙숙입니다.
중기부의 전신은 산업부 산하의 중소기업청으로 2017년 독립했습니다.
그런데 부처 간 경쟁심리가 작용하다 보니, 중기부 정책과 산업부 정책이 따로 놉니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중기부는 산업부 쪽은 쳐다도 안보고 기재부·외교부 등에 착 달라붙어 약을 올린다"고 했고,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조금만 키워놓으면 산업부가 날름 가져가 버린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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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기부, 산업부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3/21/dt/20240321143315640bgqy.jpg)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앙숙입니다. 중기부의 전신은 산업부 산하의 중소기업청으로 2017년 독립했습니다. 산업부에선 외청 시절부터 다소 겉돌던 중기부가 '아우 부처'로 독립하면서 머리가 굵어진 것이 마땅치 않습니다. 반대로 중기부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마당에 아직도 형님 노릇을 하려 드냐며 흘겨봅니다.
해외 주재관 자리를 둘러싼 알력다툼은 산업부와 중기부 사이가 좋아질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중기부에 배분돼야 할 주재관 자리를 아직도 산업부가 붙들고 있다는 겁니다. 산업부 사람들은 "그냥 달라고만 하지 말고 실력으로 따가면 되지 않느냐"는 입장에 가깝습니다. 여러모로 관계가 불편한 두 부처입니다.
사실 두 부처는 중소·벤처기업과 대·중견기업으로 각각 정책 대상은 다르지만, 기업의 수출을 돕고 투자·혁신을 유도한다는 정책 방향은 같습니다. 그런데 부처 간 경쟁심리가 작용하다 보니, 중기부 정책과 산업부 정책이 따로 놉니다. 업역 침범에도 민감해 산업부가 중소기업 지원을 하려들면 학을 떼고 반대합니다. 오죽하면 산업부에서 '수출테크기업'이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만들어 해외 시장에 수출하려는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겠습니까.
한 산업부 관계자는 "중기부는 산업부 쪽은 쳐다도 안보고 기재부·외교부 등에 착 달라붙어 약을 올린다"고 했고,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조금만 키워놓으면 산업부가 날름 가져가 버린다"고 말합니다.
소원한 두 부처 사이를 좁히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맥이 끊겼습니다. 양 부처 차관 주재의 중기부-산업부 정책협의회는 2019년 1차 회의가 있었고, 그로부터 2년반 뒤인 2021년에 2차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3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 3차 협의회가 진행된다는 얘기는 없습니다. 지난달 인사혁신처 인사교류를 통해 중기부 특구혁신기획단장과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 자리를 맞교환했지만, 이 역시 단발성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두 부처 기획조정실장 주재로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동행축제 연계 등에 대해 논의했고, 앞으로 반기별로 하자는 얘기도 나왔다"며 "최근 인사교류를 할 때도 두 부처 장관들이 전화로 소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부처 수장들 사이도 데면데면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취임 3개월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서로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비상경제장관회의나 국무회의, 민생토론회, 국회 일정 등을 제외하면 같은 일정을 소화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2월 15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주재한 기업금융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게 두 장관이 '필수일정' 외에 함께 참석한 유일한 자리입니다.
외교부 2차관 출신인 오영주 장관은 오히려 산업부보다 외교부를 더 가까이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지난 1월 19일 혁신벤처업계 신년인사회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초대했고, 이달 초에는 외교부 재외공관과 협업해 스타트업 네트워킹 사업을 하겠다는 정책을 내놨습니다. 산업부 산하 코트라에서 관리하는 해외무역관이 버젓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오 장관은 19일 이례적으로 주한프랑스 대사 면담을 하는가 하면, 22일에는 또 외교부를 불러 중소기업 간담회를 연다고 합니다.
나라 경제가 많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내수 시장은 얼어붙었고, 장바구니 물가는 치솟았습니다. 믿을 건 수출 밖에 없다고 합니다. 정부는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중소기업이 중간재 제품을 만들면 대기업이 이를 최종재로 완성해 수출하는 우리 산업 구조상 두 부처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달성 가능한 수치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리더십입니다. 산업부 장관과 중기부 장관이 면대면으로 대화하고 협조하는 모습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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