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이 돌아왔다?…낙관하긴 일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5회 연속 기준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이후 제롬 파월의 발언에 대해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AFP

20일(현지 시각)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에 이은 5회 연속 동결이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는 연내 금리 전망이 4.6%로 제시되며 연내 금리 인하가 세 차례 있을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이어진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는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예상보다 ‘비둘기파(dovish·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일각에서는 완전히 비둘기파로 볼 수는 없다며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FOMC 결과 발표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수치가 매우 높았지만, 1~2월 물가 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끄집어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2%로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기조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이 ‘아슬아슬한 비둘기’였다고 평가하며 “성명서 내용은 고용시장이 견고하다고 수정한 것 이외에 변화가 없었다”라고 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디테일을 보면 지난 두 달간 높아진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반영해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강화됐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점도표 상의 내용이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를 보면 ‘연내 4회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연준 위원 수는 기존 5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기존 ‘3~4회 인하 전망’은 ‘2~3회 인하 전망’으로 바뀌었다. 임제균 KB증권 연구원은 “만약 세 차례 이상 전망한 위원 중 1명만 인하 전망을 축소한다면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전망은 세 차례가 아닌 두 차례로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발언 전문에 따르면 파월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에 “금리 인하 시기는 회의를 통해 결정되는데, 우리는 오늘 향후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들어오는 데이터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위험 균형에 대한 전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어떤 특정 회의에 관해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했다.

2주 전만 하더라도 파월 의장은 현재의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에 아직 확신을 갖지 못했다면서 그러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은 6일 미국 하원 증언에서 발표한 연설문에서 “정책 규제를 너무 빠르게 혹은 너무 많이 푸는 것은 우리가 인플레이션에서 확인한 진전을 뒤집을 수 있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더 강력한 긴축 정책을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오히려 힘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3월 연준 회의 후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미국 주식 랠리는 추진력을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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