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 실버타운’ 내년 재도입···‘실버스테이’ 신설

김향미 기자 2024. 3. 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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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스물두 번째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부가 내년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한다. 고령자복지주택은 연 1000호에서 3000호로 늘려 공급한다. 중산층 고령가구를 대상으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방식의 노인주택을 새로 공급한다. 노인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주거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민간기업의 진출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돌봄 시장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21일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22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노인주택 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실버타운은 현재 임대 형식으로만 공급되고 있다. 과거 분양형도 있었지만 불법·부실 운영, 땅값 인상에 따른 부작용 등이 나오면서 2015년 폐지됐다. 정부는 이번에 “땅값 인상 영향이 적은” 인구 감소지역 89개(수도권 4곳 포함) 지역에 한해 분양형 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키로 했다. 입소 대상은 ‘독립 생활이 가능한 사람’에서 60세 이상 전체로 확대한다. 위탁운영 자격도 노인주택사업을 해온 사업자에서 리츠사, 호텔·요식업, 보험사 등까지 진입할 수 있게 한다.

중산층 노인을 위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실버스테이’도 올해 시범사업 차원에서 도입한다. 동작 감지기나 단차 제거 등 주거 약자용 주택 시설기준을 적용하고 주민공동시설 관련 맞춤형 조건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임대 기간은 20년 이상으로 하되 운영자격이나 입주대상 등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 민간임대특별법 개정을 통해 구체화된다.

경기 화성 동탄지구 단지 내 ‘헬스케어 리츠’ 주택을 최초로 연내 공급한다. 부지 구성 요건은 노인복지시설 비중이 55% 이상, 오피스텔 30% 이하, 근린생활·의료·운동시설 구비 등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1일 열리는 스물두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의 주제인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의 내용에 대해 사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주택 노인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인 ‘고령자복지주택’ 공급은 연 1000호에서 3000호로 늘린다. 신축 방식에서 리모델링, 민간제안 방식을 추가해 공급 규모를 늘리고 공급지도 지역에서 도심까지 확대한다. 지금은 소득수준에 따라 순차적으로 입주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추첨제를 도입해 중산층에게도 입주 기회를 제공한다. 독거노인 거주 비율이 높은 영구임대주택 단지 가운데 주거복지사를 배치하는 단지를 올해 130개(지난해 111개)까지 확대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노인주택 공급정책은 민간사업자의 개발·공급 참여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돌봄 시장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만약 리츠사나 보험사 등이 경영상의 위기를 맞는다고 하면 입주 노인들의 주거권도 위협받게 된다. 정부는 노인복지법 개정 사안인 만큼 법 개정 때 관련 부작용을 막을 조치를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실버스테이 등 정부의 정책 초점 대상자가 정책 수요가 큰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 이상에 맞춰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염민섭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고소득층으로 하는 노인복지주택은 현재도 많이 있고 저소득층은 임대주택이나 요양시설 등이 있는데 막상 중산층이 생활할 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고령층은 살던 집에서 의료·돌봄 서비스를 받으며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정부도 그에 맞춰 노인돌봄 서비스 정책을 만들겠다고 공표해왔다. 노인주택은 살던 곳에서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공급 확대 방향이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염 정책관은 “재택의료센터라든가, 방문간호, 가정간호 사업을 확충해나갈 계획”이라면서 “다만 지금 초고령화가 되고 있고 85세 이상이 되면 식사, 청소, 세탁 등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해진다”며 “본인 선택에 의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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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403211414001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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