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부동산으로 폭망하고 ‘중국런’…진짜 ‘도주’ 대사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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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물러나 대학에 복귀한 장하성 교수가 이듬해 2월 정년 퇴임식에서 '무지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대사 부임을 놓고 비슷한 발음 때문에 야당은 그를 '도주 대사'로 칭한다.
하지만 그가 대사로 남게 돼서 '도주' 오해를 씻으려면 성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
이 대사가 별다른 업적 없이 도주 논란만 남긴 전 주중 대사 전철을 밟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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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신으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폭정과 경제 파단의 주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주중대사가 웬말이냐”고 따졌다. 인터넷에서는 ‘소주성 외치다 중국으로 런(run)’ ‘소주성 효과 안 나니 이젠 도망’ ‘소주성으로 폭망하고 토낀다’는 등 악플이 넘쳐났다. 잠실 고가 아파트에 살며 재산 신고액이 100억원을 넘으면서도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이유는 없다”는 말로 국민 밉상이 된 것도 한몫했다. 경제를 망쳐놓고 본인은 ‘무지개’를 쫓아 또 한번 영전했지만 화난 국민은 ‘도주’로 느꼈다.
대사의 도주는 국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는 정권의 미움을 산 자가 자국을 떠나는 망명 형태로 주로 나타난다. 13년 간 소련 외무장관을 지내다 한직인 몽골 대사로 추락한 뱌체슬라프 몰로토프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오시프 스탈린 사후 공산장 서기장 자리를 놓고 권력 투쟁을 벌이다 니키타 흐루쇼프에 패해 1957년 몽골로 쫓겨났다. 몰로토프는 독일의 2차 세계대전 촉발제가 된 1939년 독·소 불가침조약을 체결했고, 1945년 종전을 논의한 얄타·포츠담 회담에도 참여했다. 국제적 외교 거물이었지만 흐루쇼프에 팽(烹)당한 몰로토프는 소련에 남아 숙청되는 대신 몽골 대사라도 받아 도주를 택했다.
최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대사 부임을 놓고 비슷한 발음 때문에 야당은 그를 ‘도주 대사’로 칭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이 대사가 호주로 나갔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직권남용과 범인도피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법무장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까지했다. 하지만 이 대사는 “공수처가 부른다면 언제든 들어가 조사받겠다”며 도주와 선을 긋고 있다. 호주 입장에서도 자국에 부임한 해외 인사가 ‘도주 대사’로 불리는 게 달갑진 않을 것이다.
이 대사가 21일 외교안보회의 참석차 귀국했다. 향후 이 대사 운명이 기소 여부를 포함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대사로 남게 돼서 ‘도주’ 오해를 씻으려면 성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 이 대사가 별다른 업적 없이 도주 논란만 남긴 전 주중 대사 전철을 밟지 말기 바란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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