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시작된 금리인상 기조 6월에는 인하로 바뀐다
지난 2022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기조가 올해 6월을 기점으로 금리인하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중앙은행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올해 3차례 금리인하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물론 연준과 ECB의 이후 행보는 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일단 6월을 기점으로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 지으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5.25~5.5% 수준에서 동결했다. FOMC 금리는 지난 7월 이후 5회 연속 동결된 것으로 2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연준의 금리인하 여부보다 더 관심을 끌었던 점도표(금리전망표)에서 올해 금리인하 횟수는 기존 3번으로 유지됐다. 일부에서 제기되던 금리인하 2회 우려를 날려버린 것이다. 19명 연준 위원 중에서 10명이 올해 금리가 0.75%p, 3차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이날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에서는 낙관 전망이 나왔다. 연준 정책책임자들은 올해 미 GDP 성장률을 대폭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1.4% 성장을 예상했지만 이번에 이를 2.1%로 상향조정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4%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연준은 전망했다. 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당초 전망보다 소폭 높을 것으로 예상이 바뀌었다. 지난해 1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0.2%p 높은 2.6%로 전망됐다.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한 전망이다.
연준은 다만 앞으로 2년 미 경제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반면 PCE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에 전망했던 것처럼 2026년에는 목표치 2%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높았지만 하락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1월과 2월의 2차례 인플레이션 수치가 다소 높았지만 해당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비선형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 2%를 향해 때로는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며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반적 (하락추세)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동시장의 지속적 강세가 금리 인하를 보류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면서 "고용 호조 자체가 금리 인하를 보류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월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시장은 다시 6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국 뉴욕 시간으로 20일 오후 5시 16분 현재 선물시장은 FOMC 금리가 6월 인하될 확률을 하루 전 55.6%에서 70.8%로 높여 잡았다. 이는 최근 몇 달 동안 치솟았던 대출 비용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하락하기 시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금리 연구 책임자인 매튜 래스킨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높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와 대조를 이루면서 이번 회의가 전반적으로 '비둘기파'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처럼 오는 6월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FT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2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3월 예측에서 제시한 인플레이션 경로가 유효한지 여부는 6월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첫번째 금리인하가 이뤄졌다고 해도 이후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CB가 미 연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라가르드는 "유로존 임금 상승세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생산성은 취약하다"면서 "이는 유로존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올해 대부분을 고공행진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을 감안할 때 ECB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 발표되는 지표들이 ECB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부합하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ECB는 이달 통화정책회의(MPC)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3%로 하향조정하고, 내년 중반에는 목표수준인 2%까지 낮아질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라가르드는 이날 연설에서 흐름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라가르드는 "ECB가 새로 지표가 나올때마다 이를 계속해서 점검하고, 이에 따라 금리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는 첫번째 금리인하가 단행된다고 해도 이후 특정 금리행보를 사전에 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그러고 싶은 유혹은 높고 여러분 각자 그렇게 되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알고는 있지만" 그렇게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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