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장재현 감독 "日 적대감? 저도 오타쿠예요"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장재현 감독이 '파묘' 속 숨겨진 메시지에 관해 얘기했다.
21일 마이데일리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을 만났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작품 속 항일 코드에 대해 "영화를 만들 때 그런 서브주제들은 최대한 안 드러나게 만들려고 한다. 항일 메시지가 주된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만들진 않았을 것 같다. 사상을 도드라지게 표현하고 싶진 않았고, 95% 이상 장르적 재미를 살리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고 밝혔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상징적 대사에 대해서는 "어릴 때 교과서에도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영화에서는 쇠말뚝이라고 한다. 그게 있는지 없는지 분분하더라.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저도 이 소재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쇠말뚝이 정말로 나오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이걸 대체할 상징적인 무언갈 만들었다. 이와 함께 정형 사상이 들어오면서 '험한 것'이라는 존재가 물체화 돼 등장하는 걸로 장르적 재미를 줬다. 굉장히 조심스러웠고, 쇠말뚝 여부에 대해 포커싱은 안 했으면 했다. 실제로 있든 없든 뭔가 꺼내서 없앴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감독은 "영화를 하면서 특정 나라에 포커싱을 두지 않으려고 했다"며 "저의 성장을 도운 게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저도 어떻게 보면 오타쿠다. 과거는 과거니까. 단지 우리나라의 피 묻은 땅에 집중하려고 했다. 뭔가 겨냥한 듯한 적대감은 영화에 묻히지 않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 감독은 독립 운동가 이름에서 딴 캐릭터 이름, 역사적인 날을 반영한 차량 번호 등 요소에 관해 "하나하나가 이스터에그라고 생각하고 만들진 않았다. 영화의 밀도를 높이려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스터에그를 좋아하진 않는다. 덕질을 좋아하는 관객들이 있고, 제가 연출을 잘못해서 두 번 봐야 보이나보다. 관객들이 어디까지 알아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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