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예약 ‘파묘’, 와글와글한 극장 보니 행복해”[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3. 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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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의 두 뺨에 기쁨의 홍조가 일었다. 장르물로선 오랜만에 ‘천만 돌파’를 예약한 터라 그 뿌듯함도 엿보였다.

“요즘 납작 엎드리고 있어요. 변했다고 할까봐. 하하.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다보니까 부담감도 있고 어안이 벙벙하기도 해요. ‘더 잘 만들 걸’이라는 자괴감도 있고요. 배우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이런 시간이 살면서 또 안 올 수 있지 않냐’고 해서, 요즘은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같이 영화를 만든 제작사, 투자사, 홍보 마케팅 팀들, 배우들까지 다들 기분이 좋아보여서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요. 매시간 많이 웃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장재현 감독은 21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파묘’가 사랑받는 비결부터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재치있게 답했다.

영화 ‘파묘’ 이도현과 김고은, 사진제공|쇼박스



■“어마어마한 흥행,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도 몰랐을 것이다. ‘파묘’가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줄은.

“마니아 영화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이렇게까지 크게 흥행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영화하던 동료 감독들이나 스태프들도 시사회 끝나고 ‘와, 진짜 마니악하다. 손익분기점은 넘자, 파이팅’이라고 해서 어떡하지 싶었거든요. 그래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요. 최민식도 매번 ‘아, 이 맛에 영화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선배가 영화를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관객들과 만나서 호흡하는 걸 정말 즐기거든요. 오랜만에 극장이 꽉 차고 영화가 사랑을 받으니 너무 너무 좋아하고요. 다른 배우들도 와글와글한 극장 분위기, 그런 상영관의 열기를 느끼면서 영화배우로서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기분이 같이 좋아졌어요.”

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군복무 중인 이도현의 부재를 그래서 더 아쉬워하는 그다.

“데뷔작이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같이 하지 못해서 너무너무 아쉽죠. 요즘 군대에선 정해진 시간 하에 문자 보내는 게 가능해서 제가 틈틈이 ‘우리 영화 몇 만 넘었다’라고 문자를 보내주고 무대인사 사진 보내주기도 해요. 그런데 군대 안에서도 ‘파묘’ 얘기만 한다고 하더라고요. 도현이가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던 걸요. 하하.”

김고은에게도 첫 천만 영화로 기록될 예정이다.

“김고은도 진짜 좋아하고 있어요. 촬영하느라 엄청 고생했는데 그것에 대한 보답이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들은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잘해내려 준비하지만 그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파묘’는 이것 저것 운이 많이 맞아떨어져서 김고은의 포텐도 함께 폭발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뜨거운 열기를 받아서 다들 기뻐하고 있고요.”

영화 ‘파묘’ 한 장면.



■‘건국전쟁’ 감독 좌파 발언·中 도둑시청 논란까지…“괜찮아요”

뜨겁게 사랑받았던 것만큼 작품을 둘러싼 잡음들도 따랐다. 앞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은 지난 달 ‘파묘’에 대해 “반일주의를 부추기는 좌파영화”라고 언급해 비난을 받았다. 정작 당사자인 장재현 감독은 여유로웠다.

“한 영화를 보고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는 시점도 다 다르니까요.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다보니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 오히려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죠. 하지만 ‘파묘’엔 어떤 이데올로기가 있다기 보다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가치와 감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 사진제공|쇼박스



또한 중국 누리꾼들이 ‘파묘’를 억지로 까는 것에 대해서도 의연했다.

“제가 어떤 큰 의도를 갖고 했던 것이 그랬다면 모르겠지만, 의도하지 않은 것들로 얘기하는 거라 크게 상관하진 않았어요. 영화에 관심을 가져줘서 오히려 괜찮았고요. 별개로 ‘도둑시청’ 건에 대해서는, 한국영화도 이제 중국에서 자유롭게 개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우리도 중국영화를 사랑하는데, 중국에도 한국의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뿐이죠.”

천만까지 남은 관객수는 50여만명 남짓. 이번 주말에 천만의 벽을 허물 수 있을 듯하다. ‘파묘’는 장 감독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남다른 자식이죠. ‘파묘’는 제게 있어서 캐릭터들이 많이 남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처음보는 장면도 많이 만들려고 애썼고 물리적으로 힘든 것도 많았는데 후반 작업 막바지에 영화를 보는데 ‘파묘’ 캐릭터들이 참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캐릭터가 살아가는 삶의 페이소스가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급하게 엔딩크레딧에 캐릭터 이미지를 그려넣었어요. 관객들도 끝까지 캐릭터들의 여운을 주고 싶었던 거죠. 아직도 절찬리 상영 중이라 ‘파묘’랑 잘 사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5년 고생했으니 극장에 좀 오래 걸려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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