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가 장재현의 퇴보일까요?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장재현 감독이 영화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21일 마이데일리는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을 만났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천만 관객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사실 손익분기점만 생각하고 영화를 만든다"면서 "영화를 완성하고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운 것만 보인다. 처음엔 어벙벙했는데 배우, 스태프 모두 좋아하니까 덩달아 기분이 좋다. 주변에서도 평생에 이런 날이 또 오지 않을 수 있다고 하더라.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히 아쉬운 장면을 묻자 "매 장면 아쉽다. 실수한 것만 보인다. 대살굿 장면이 특히 아쉽긴 하다. 배우들이 진짜 더 잘했는데 50% 밖에 못 담았다. 시간도 없었고 하루만 더 있었으면 더 잘 담았을텐데 싶다. 배우들의 역량에 비해 제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이어 "의도하고 타겟층을 정해 재밌게 만들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며 "스스로 첫 번째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만든다. 또 팬데믹을 겪으며 오락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매 신 재밌고 처음 보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 안전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많은 사랑을 받은 건 배우들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워낙 역할을 잘 소화해 줬고 궁합이 잘 맞았다. 마케팅도 적절했고 여러 요인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장 감독은 전작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세 번째 도전한 오컬트 영화에서 천만을 터트렸다. 그는 "감독 입장에서 기쁨과 부담이 공존한다"며 "다음 작품에서 400만 관객 정도만 돼도 사실 성공한 건데 전작보다 아쉽다는 반응이 나올까봐 걱정이다. 전 새롭고, 재밌고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 뿐이지 스코어를 신경 쓰지 않고 싶다"고 밝혔다.
또 "전작에 영향을 안 받으려고 한다. '파묘' 소재 자체에 집중했다. '사바하'가 개봉했을 땐 '검은 사제들'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이번 영화도 '사바하'를 좋아했던 관객들 입장에선 '이건 또 뭐야' 하는 것 같다. '파묘'가 저의 퇴보라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새로운 걸 도전하고 새로운 장면을 만들었나, '있어 보이게'가 아니라 순수하게 재밌게 만들었나가 저만의 기준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연출관은 그렇다. 했던 걸 또 하고 싶진 않다. 오컬트 장르라는 좁은 바운더리 내에서 새로운 걸 찾고 진보하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이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제가 멜로, 정치 등 다양한 영화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바운더리가 좁은 만큼 계속해서 깊게 들어가고자 하는 게 저의 속성이자 생명줄이다"는 소신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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