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변호한 후보 공천하고 코인 투기 의원 복당시킨 野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인 조수진(서울 강북을) 변호사가 과거 미성년자 성폭행 가해자를 변호하면서 피해자를 2차 가해했다는 논란에도 공전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조 후보는 지난해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체육관 관장의 변호를 맡았는데, 피해 아동이 성병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진단을 받자 2심 재판에서 “피해자의 아버지가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취지로 가해자를 변호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대법원은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가해자에 징역 10년형 판결을 확정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후보자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조수진 후보의 활동은 ‘약자 비하’ 활동이 아니라 법조인으로서 활동이었다”며 “본인이 변호사 시절 했던 활동에 대해 직접 사과했고, 국민 눈높이를 가치 척도로 삼아 국민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한 사과를 당에서도 잘 지켜봤고 인정한다”고 했다. 공천 취소 등 조치 가능성에 대해선 “논의한 적도, 계획도 없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과거 초등학교 4학년 여아와 19세 여성 성폭행 사건 외에도 ▲여성 200여명의 몰카를 촬영해 음란물 사이트에 공유한 남성 ▲10세 여아를 학대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한 가해자의 변호를 맡아 집행유예를 받아낸 바 있다. 특히 집단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논리로 형을 줄이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이런 식의 이력들을 온라인 블로그에 소개하고 ‘성범죄 변호 전략’으로 홍보했다.
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 강북을 지역구를 ‘전략 경선’ 지역으로 지정하고, 연고가 전혀 없는 조 변호사를 경선 후보로 확정했다. 막말·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친명(親이재명)계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되자, 차점자인 비명계 현역 박용진 의원에 승계하지 않고 돌연 경선룰을 바꿨다. 투표 방식도 ‘권리당원 100%’로 변경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대부분은 지난 대선을 전후해 입당해 이재명 대표 지지세가 강하다.
이런 조 변호사는 여성·정치신인 가점 25%를 받고 승리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 지역구에선 투표를 할 수 없다. 선거인 명부 작성일인 지난 19일까진 서류상 서울 시내 타 지역구에 거주해서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강북을 경선 결과를 발표한 건 19일 저녁이다. 당이 강북구에 살지도 않는 무연고 후보를 경선에 참여시켜 공천했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 조 변호사의 ‘범죄 변호’ 이력을 몰랐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YMCA연합회 등 146개 여성단체는 전날 “여성 후보 가산제도가 성범죄자 변호사 입신을 위한 디딤돌로 쓰였다”며 후보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조 후보는 “당원과 국민에게 송구하다. 변호사에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경선 부정 의혹이 제기된 광주 북갑 정준호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 후보는 ‘불법전화방’을 운영하며 경선 선거운동을 벌인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자체 조사 결과 정 후보가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천을 강행했다. 광주는 민주당 텃밭으로, 경선 승리가 당선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향후 정 후보가 기소돼 재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가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코인 투기’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김남국 의원도 전날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입당했다. 이 정당은 총선 후 민주당과 합당이 예고된 정당으로, 사실상 ‘꼼수 복당’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 중 힘을 보태줄 분들을 최대한 모으기 위해 김 의원에게 함께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5년 전 알테오젠이 맺은 계약 가치 알아봤다면… 지금 증권가는 바이오 공부 삼매경
- 반도체 업계, 트럼프 재집권에 中 ‘엑소더스’ 가속… 베트남에는 투자 러시
- [단독] 中企 수수료 더 받아 시정명령… 불복한 홈앤쇼핑, 과기부에 행정訴 패소
- 고려아연이 꺼낸 ‘소수주주 과반결의제’, 영풍·MBK 견제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