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알리제 존슨의 무자비한 돌파, ‘KCC-삼성’의 터닝 포인트
부산 KCC는 지난 2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삼성을 98-85로 꺾었다. 27승 22패로 5위를 유지했다. 6위 울산 현대모비스(25승 24패)를 2게임 차로 따돌렸다.
KCC는 컵대회부터 ‘스피드’라는 단어를 내세웠다. 확고한 근거가 존재했다. 알리제 존슨과 최준용(200cm, F)이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높이와 스피드, 볼 핸들링을 겸비한 장신 볼 핸들러가 2명이나 존재해서였다.
하지만 최준용이 컵대회 결승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했다. 부상 부위도 까다로웠다. 회복하기 쉽지 않은 내전근. 출전 의욕을 보였지만, ‘휴식’이 답이었다.
최준용의 부상은 알리제에게도 컸다. 하지만 알리제는 2023~2024시즌 홈 개막전에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빠른 볼 전개와 돌파로 국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호현(182cm, G)-허웅(185cm, G)-정창영(193cm, G) 등 국내 앞선이 더 빠르게 뛸 수 있었다.
그러나 알리제의 달리기는 상대 수비에 읽혔다. 또, 알리제는 상대 정돈된 수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리고 알리제는 KBL 특유의 수비 로테이션에 녹아들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알리제의 비중은 점점 줄었다.
그렇지만 알리제는 지난 17일 수원 KT전에서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해당 경기에서 30분 24초 동안, 37점 15리바운드(공격 5) 7어시스트에 3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과 최다 리바운드, 최다 스틸을 독식했다. 어시스트 역시 양 팀 선수 중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또, 알리제는 이번 삼성전에서 기대를 받을 수 있다. 삼성 1옵션 외국 선수인 코피 코번(210cm, C)이 느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리제의 스피드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알리제는 일단 벤치에서 기다렸다. 라건아(199cm, C)와 이스마엘 레인(202cm, F)의 매치업을 지켜봤다. 그리고 코번의 출격 타이밍을 고대했다. 코번이 코트로 나올 때, 알리제의 투입 확률이 높아서였다.
하지만 이승현(197cm, F)이 백 다운으로 삼성 협력수비를 유도했고, 라건아가 이승현에게서 나온 볼을 잘 받아먹었다. 알리제가 코트에 나올 이유가 없었다. 적어도 1쿼터는 그랬다.
알리제는 2쿼터에 처음 코트로 나섰다. 코번과 매치업됐다. 하지만 알리제는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했다. 수비 후 얼리 오펜스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알리제가 볼을 받으면, KCC 공격이 급격히 빨라졌다. 또, 알리제가 코번의 느린 백 코트를 잘 활용했다. 빠른 드리블과 마무리로 손쉽게 득점. 자신에게 붙은 코번을 허탈하게 했다.
공격을 실패해도, 빠르게 반응했다. 루즈 볼을 빠르게 잡아냈다. 림 근처에서 볼을 얻은 알리제는 쉽게 득점했다. 또, 세트 오펜스에서도 집요하게 돌파. 코번의 파울을 누적시킴과 동시에, 코번으로부터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KCC는 알리제의 연속 득점으로 35-29. 삼성과 차이를 벌렸다.
그러나 알리제는 코번의 힘에 고전했다. 또, 알리제의 돌파가 삼성 수비에 점점 막혔다.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세컨드 찬스 포인트도 마찬가지. 알리제의 위력이 결국 떨어졌고, KCC의 상승세도 가라앉았다. 3쿼터 종료 3분 22초 전 41-43으로 역전당했다.
알리제는 그 후 다른 방법으로 점수를 쌓았다. 스크린 이후 삼성 국내 선수와 미스 매치 유도. 삼성 국내 자원의 디나이 디펜스를 높은 점프와 골밑 득점으로 역이용했고, 그 과정에서 파울 자유투도 얻었다. 상승세를 원했던 삼성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었다.
이승현의 스크린을 잘 활용하기도 했다. 스크린 이후 백 다운하는 이승현에게 패스. 유리한 위치를 점한 이승현에게 자유투를 선사했다. 또, 공격 리바운드 후 비하인드 노룩 패스로 이승현의 득점을 돕기도 했다.
그 후에는 3점 라인 밖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볼 없이 움직이는 이근휘(187cm, G)에게 핸드-오프. 단단한 스크린으로 이근휘의 슈팅 기회를 창출했다. 찬스를 쉽게 만든 이근휘는 3점을 성공했고, 이근휘의 3점은 전반전 마지막 득점이 됐다. 동시에, KCC가 55-47로 앞서는 점수였다.
라건아가 알리제 대신 3쿼터에 나섰다. 라건아는 3쿼터에만 9점 5리바운드(공격 1) 2블록슛을 기록했다. 또, KCC가 78-64로 3쿼터를 마쳤다. 그래서 알리제는 3쿼터에 굳이 안 나와도 됐다. 힘을 아낄 수 있었다.
힘을 아낀 알리제는 4쿼터에도 여유롭게 대처했다. 2쿼터처럼 이근휘에게 집중했다. 이근휘의 찬스를 어떻게든 살리려고 했다. 알리제의 덕을 본 이근휘는 4쿼터 시작 6분 49초 동안 9점. 이근휘의 덕을 본 KCC는 94-77로 승리를 확정했다.
알리제는 20분 동안 13점 9리바운드(공격 4) 7어시스트에 2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만 짧았을 뿐, 모든 기록이 준수했다. 보이지 않는 기여도까지 높았다. 팀원들을 살리려는 이타적인 마인드와 높은 에너지 레벨이 그랬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KCC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70%(31/44)-약 62%(24/39)
- 3점슛 성공률 : 약 28%(8/29)-약 31%(10/32)
- 자유투 성공률 : 약 67%(12/18)-약 41%(7/17)
- 리바운드 : 40(공격 12)-33(공격 13)
- 어시스트 : 29-22
- 턴오버 : 8-13
- 스틸 : 5-4
- 블록슛 : 4-3
- 속공에 의한 득점 : 18-8
- 턴오버에 의한 득점 : 15-6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부산 KCC
- 라건아 : 20분, 20점 10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 이승현 : 36분 19초, 17점(2점 : 8/9) 8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 1블록슛
- 알리제 존슨 : 20분, 13점 9리바운드(공격 4) 7어시스트 2스틸
- 이근휘 : 17분 42초, 12점(4Q : 9)
- 허웅 : 29분 3초, 10점 9어시스트 1스틸
- 캘빈 에피스톨라 : 18분 27초, 10점(2점 : 2/2, 3점 : 2/2) 1어시스트
2. 서울 삼성
- 이스마엘 레인 : 19분 4초, 23점 4리바운드(공격 1) 1블록슛
- 코피 코번 : 20분 56초, 15점 9리바운드(공격 6) 2블록슛 1어시스트
- 차민석 : 23분 16초, 11점 6리바운드(공격 3) 3어시스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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