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롱 환자' 40명 허위 입원시킨 대만 국적 한의사들

허위 환자 40명, 보험회사 상대로 10억 넘게 부당 수급
한방병원은 환자 외박도 자유…1심 징역→2심 집유·벌금

광주지방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보험금을 받기 위해 허위 입원하는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받아준 대만 국적 한의사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정영하)는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대만 국적 한의사 A 씨(44)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동일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던 대만국적 한의사 B 씨(43)와 C 씨(42)에게는 각각 벌금 3000만 원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던 병원 행정 직원 D 씨(42)에겐 벌금 1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2011년부터 10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전남 순천과 광양에 위치한 한방병원들에서 허위 환자 40명의 입원을 도와 부당 보험금을 받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위 입원 환자들은 949차례에 걸쳐 보험회사로부터 총 10억5062만 원의 보험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한 한방병원에서는 2014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316명이 502회에 걸쳐 9839일 입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3회 이상 입원환자는 46명, 2회 입원환자는 111명에 달했다.

허위 입원한 환자들은 외출이나 외박 통제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병원을 이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3명은 한의사로서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할 공익적 사명을 부여받았음에도, 책임을 저버리고 영리만을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하고 입원 필요가 없는 보험금 목적 허위 입원 환자들의 행위를 묵인해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이같은 범행은 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건전한 의료질서를 저해하며 보건의료의 질을 저하시키는 행위이자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전가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잘못을 누위치지 않고 당심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다만 개정된 의료법상 의료기관 중복 개설에 대한 불법성 인식이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이 보험회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 보험회사들의 피해액 중 일부를 공탁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