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방향키 잡은 `철강맨`… 실적·미래혁신도 잡을까
中·日 저가철강재값 방어 관건
尹정부와 관계회복여부 주목
36년 근무 경력의 포스코맨 장인화 신임 회장이 지휘하는 '뉴포스코'가 출항했다.
21일 포스코홀딩스는 제56기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 3년의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장인화 후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상정했으며,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로써 포스코그룹은 포스코를 속속들이 아는 '철강맨' 장인화 회장을 수장으로 맞게 됐다.
장 신임 회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그룹에 입사해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사장 등을 지냈다. 2018년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의 그룹 사업 전반을 지휘했다. 2018년에는 최정우 회장과 '회장 후보자 최종 2인'에 올랐었다.
누구보다 포스코 조직을 잘 아는 장 회장이지만 산적한 과제가 많아 갈 길이 멀다. 철강과 미래소재 시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장 회장은 철강 경쟁력 되찾기와 신사업을 통한 미래혁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 철강 부문 영업이익(포스코+해외철강)은 전년 대비 27%나 줄었다. 이차전지 사업을 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 역시 78.4%나 급감했다.
철강의 경우 길어지고 있는 내수침체와 엔저 속에 중국·일본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 시장 침투가 거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철강재 수입량은 총 1554만9000톤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이는 2019년(1678만톤)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 872만5000톤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2022년 대비 30%나 급증한 수준이다. 일본 수입량 역시 전년 대비 3.1% 증가한 560만5000톤에 이른다.
제품별로는 열연강판 수입량은 422만2000톤으로 24.4% 급증했다. 중후판, 아연도강판, 냉연강판 등도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포스코의 열연강판 내수 판매 물량은 20만톤 가량 줄었다. 상황이 악화하자 포스코 등 대형 제강업체들은 중국·일본산 등 수입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로 대응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이차전지 사업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4년 2월 자동차산업 동향'(잠정)을 보면 지난달 전기차 수출량은 2만4318대로 전년 대비 20.7% 감소했다. 2021년 7월 이후 첫 감소세다.
풀어야 할 숙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와의 관계개선, 포스코에 대한 대국민 신뢰 회복도 시급하다.
포스코는 재계 5위 기업임에도 전임 최정우 회장이 윤석열 정부의 각종 순방·경제사절단 일정에서 배제됐었다. 전 정권의 사람이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포스코 패싱' 논란을 겪어야 했다.
일단 장 회장의 경우 정부와의 관계 측면에선 출발이 나쁘지 않다. 최 전 회장의 3연임 도전을 반대했던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지난 15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사내이사 장인화 선임의 건'을 찬성하며 장 회장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1955년생으로 서울대 조선공학 학·석사 학위를 받은 장 회장은 현 정부 인사들과의 인맥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이른바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인데, 한덕수 국무총리(1949년생)와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1956년생), 박진 전 외교부 장관(1956년생)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실추된 경영진에 대한 신뢰 회복도 관건이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해외 호화 이사회' 논란과 노조와의 갈등 등이 불거졌고, 포스코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수도권 이전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사회와의 갈등 해소도 당면한 과제다.이처럼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장인화호 포스코가 철강·신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정부와의 관계 개선, 기업의 신뢰회복 문제까지 풀어내며 대한민국 대표 철강기업다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제56기 별도·연결), 정관변경(제45·29조) 승인의 건, 임기 3년의 장인화 회장과 임기 1년의 사내이사(정기섭, 김준형, 김기수) 선임 승인의 건, 사외이사 (유영숙·권태균)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박성욱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상정돼 원안대로 통과됐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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