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제약바이오포럼]관심 뜨거운 의료AI…"산업이 만들고 정부는 지원"(종합)
"국제 거래 할 때 등 기업과 고민해 공정 '룰' 만들 것"
"글로벌 의료AI는 진화 중…엔비디아·구글 등과 경쟁"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제약·바이오 및 의료 산업계가 디지털 헬스케어 강국으로 도약을 위해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정부는 국내 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도록 글로벌 규제 리더십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21일 '기회와 도전, AI시대 제약바이오·의료산업' 주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뉴시스 제약·바이오포럼'에서 업계는 차별화된 의료AI 개발을, 정부는 글로벌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염영남 뉴시스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강국이자, 경제대국 10위권을 오르내리는 우리나라가 인류 생존의 가장 중요한 AI 제약 의료 분야에서 뒤처지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분야에서 더욱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우리 힘으로 이 분야의 강자로 우뚝 서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자존심이자 우리 모두를 위한 당위"라고 덧붙였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어진 축사에서 “AI가 이제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분야에도 굉장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 화학 합성신약뿐 아니라 바이오, 항체, 단백질 합성, 빅데이터 영상 등 여러 가지로 발전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AI발전에 비해 새로운 규제는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도 확실하게 틀이 잡혀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말 식약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공동으로 ‘AIRIS’라는 AI분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며 “약 20여개국의 규제기관, 학계, 산업계가 함께 모여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의료기기가 어디까지 왔나, 앞으로 규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토론했다”고 설명했다.
오 처장은 “마지막에는 규제기관끼리 AIRIS 2024 서울선언문을 발표했다”며 “AI를 활용한 신약이나 의료기기 같은 규제는 우리가 가보지 않은 길이고 새로운 길인만큼 이 분야를 여러 나라 규제기관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같이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서울선언문의 요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오 처장은 “식약처는 디지털 의료제품에 대해 안전한 법적 울타리를 만드는 디지털의료제품법을 제정해서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한다”며 “또 올해 5월 규제혁신 4.0을 준비 중으로, 규제혁신 3.0을 바탕으로 그동안 하지 못했던 혁신을 하고자 하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겠다”고 했다.
식약처 "의료AI, 기업과 함께 고민하며 공정 '룰' 만들 것"
이날 식약처는 AI를 활용한 의료제품에 대한 규제 마련을 위해 여러 국가 규제기관과 협력하고, 그 과정에서 기업들과 같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의약품 분야 주요 규제외교 현황’을 주제로 발표하며 "AI를 활용한 과제의 경우 다른 규제기관과 함께 협력해 나가고, 그 과정들을 기업들과 공유하며 선수와 심판이 같이 룰을 만들어서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식약처는 사실 규제라기보다 레귤레이션(regulation), '제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AI분야는 현제 규제나 제도가 만들어 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도라는 것은 운동경기로 따지면 운동규칙인데, 운동규칙은 룰(rule)을 공정하게 해야 경쟁력이 커진다"며 "또 이 룰은 이제 로컬이 아니라 국제룰으로 만들어지는 추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WHO 인증 WLA(우수규제기관 목록)에 등재되며 싱가포르와 의약품 허가 상호인정 제도를 맺었다"며 "이런 상호인정협정은 상당한 신뢰와 수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협력들이 AI분야에서도 이뤄질 것으로 봤다. 김 국장은 "이런 모든 협력들은 AI분야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함께 개최한 AI 심포지엄인 ‘AIRIS’에서도 확인해보니 결국 니즈가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다른나라 규제기관의 몇 가지 슬라이드나 그런 것들을 보니 후보물질 발굴이나 비임상 단계에서는 AI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시뮬레이션 등 부분에서 진척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며 "임상단계에서는 설계, 설계최적화 등이 있었다"고 했다.
김 국장은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국가마다 법률 환경이 다른 만큼 여기서 국제협력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등을 합의해야 한다"며 "식약처는 이런 것들을 어떤 기준으로 담아낼지, 기업들이 국제 거래를 할 때, 수출·수입할 때 여러 가지 제도 적용에 있어서의 형평성 등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기업들과 같이 고민해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 "의료AI는 진화중…빅테크와 경쟁"
관련 업계를 대표에 강연에 나선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한 단계 진화한 의료AI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글로벌 의료AI 트렌드에 주목했다. 최우식 대표는 "과거는 정보기술(IT) 회사가 제약사와 콜라보를 했다면 지금은 빅테크가 제약·바이오로 넘어가는 사례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 사례를 꼽았다.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핵심 산업이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신약 개발, 유전체학 연구 등을 먹거리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그 일환으로 엔비디아는 AI신약개발 회사인 리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최 대표는 "(엔비디아가) 약 600억원 투자를 진행했다"며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 아마존, 메타 등이 경쟁사 아닌 경쟁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딥노이드는 의료AI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딥노이드는 AI 기반 3D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인 DEEP:NEURO(딥뉴·뇌동맥류), DEEP:LUNG(딥렁·폐결절), 2D 의료 영상 분석 솔루션인 DEEP:CHEST(딥체스트·다중 폐질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앞으로 의료AI 트렌드가 잘 찾는 것에서 예후 등을 예측하는 것으로 변화할 것으로 봤다. 그는 "(딥노이드가)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잘 찾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잘 찾으면서, 분류하는 것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목표에 대해 그는 "하나는 대동맥류를 비급여로 관철시키는 것"과 "무엇보다 LLM을 활용한 의료 기업으로 안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급여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의료AI 기업으로도 선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업계 대표들은 최신 의료AI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김선우 딥바이오 대표는 "의료산업 시스템 디지털화의 수요는 의료 전문가와 의료 업계 사이에서 최근 급증해 오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진단현장에 디지털 병리와 의료인공지능의 현장 도입을 촉진시켰다"며 "디지털 병리 이미지 분석에 기반한 의료인공지능 선두기업의 수장으로써 AI시대 제약바이오 및 의료산업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에 참여해 기쁘다"라고 전했다. 딥바이오는 AI기반 디지털 병리 이미지 분석 및 암진단 전문 의료 기업이다.
한편, 올해 '뉴시스 제약·바이오 포럼'은 '기회와 도전, AI시대 제약바이오·의료산업'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오유경 식약처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이 의약품 분야 규제 외교 현황을,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이사가 의료AI 기업의 성공 사례와 발전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이날 포럼엔 제약·바이오·의료업계 대표 및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의료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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