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돈방석’ 앉은 가스·전력 중개 기업들, 반사이익 16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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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나면 반사이익을 챙기는 쪽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자 석유나 가스, 원자재 거래를 중개하는 기업들이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원자재 중개업체들은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리면서 1200억달러(약 160조원)에 달하는 유보금을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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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나면 반사이익을 챙기는 쪽이 생기기 마련이다. 1950년대 한국전쟁 발발 당시 일본 경제가, 베트남 전쟁 시 한국 수출이 호황을 맞았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자 석유나 가스, 원자재 거래를 중개하는 기업들이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원자재 중개업체들은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리면서 1200억달러(약 160조원)에 달하는 유보금을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FT가 인용한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의 자료를 보면 은행, 헤지펀드, BP·셸과 같은 에너지 기업 등 원자재 중개 관련 업계는 700억~1200억달러(94조~161조원)의 현금을 유보금 형태로 쌓아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었던 2022년에는 사상 최대 수준인 1480억달러(198조원)의 총이익을 냈다. 해당 연도에 가스와 전력 거래는 전통적으로 주요 마진을 냈던 석유를 제치고 원자재 거래 수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 원자재 기업들은 막대한 양의 유보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FT는 설명했다.
민간 원자재 중개업체들의 실적이 특히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비톨은 2022년 사상 최대 규모인 151억달러(약 20조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비톨은 자기자본을 기존의 두 배 수준인 258억달러(약 34조원)로 늘렸고, 3311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급여 및 보너스로 평균 78만5000달러(약 10억 5000만원)를 지급했다.
비톨의 경쟁사인 트라피구라 역시 같은 해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 74억달러(약 10조원)의 순이익을 내며 새 기록을 썼다. 이 회사는 자사주를 보유한 직원 1200명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규모를 세 배로 늘렸다. 이외에도 군보르, 머큐리아 등과 같은 업체가 높은 수익을 올렸는데, 비톨과 군보르는 대러시아 재제에도 러시아산 정제유의 주요 구매처로도 꼽히던 곳이다.
애덤 퍼킨스 올리버와이만 파트너는 원자재 거래 중개업체들이 “민간 업체들은 지난 5년 새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특히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며 “엄청난 현금 더미를 깔고 앉은 이들은 재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요국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는 유지될 전망이다. 샤이크 나와프 알 사바 쿠웨이트국영석유공사(KPC) 최고경영자(CEO)는 “1인당 연간 석유 소비량은 미국이 22배럴, 유럽연합(EU)이 9배럴인 반면 개도국에선 1~2배럴 미만에 그친다”며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25%가량 증가할 것이며, 석유 수요는 이보다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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