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종섭 ‘1분 대답’…수사외압 의혹 강하게 부인, 시민은 항의

이승욱 기자 2024. 3. 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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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가 귀국했다.

이 대사는 지난해 8월 대통령실 지시를 받아 채 상병 사망사건 축소·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이 대사의 앞을 가로막고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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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기간 일 많아…일정 조율해 공수처 조사받았으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가 귀국했다. 이 대사는 지난해 8월 대통령실 지시를 받아 채 상병 사망사건 축소·은폐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1일 오전 9시30분쯤 싱가포르항공 SQ612편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 대사는 1터미널 입국 게이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에 공수처와 일정 조율이 잘 돼 조사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전날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 주관으로 3월25일부터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호주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하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회의는 전날 아침에야 개최가 확정돼 이 대사 귀국 명분을 만들기 위해 급조한 회의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사는 “임시귀국한 것은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라며 “(체류 기간에) 방산협력 관련 업무로 상당히 일이 많을 것 같다. (공관장 회의) 다음 주에는 한·호주 간 기획된 2+2회담 준비 관련한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말씀드린 두 가지 업무가 전부 호주대사로 해야 할 의무이고 그 의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이 대사는 “저와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서 이미 수차례 사실이 아니라는 부분을 분명히 말했다. 이런 의혹에 대한 질문은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1분 정도 짧게 귀국 소감을 밝힌 뒤 대기 중이던 차에 올라 공항을 떠났다. 이 대사는 차로 이동하는 도중 “공관장 회의 일정을 언제 처음 들었나”,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나”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이 대사의 앞을 가로막고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 대사가 입국 게이트로 나오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피의자 이종섭을 즉각 해임하라”, “피의자 이종섭을 도주시킨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20분부터 인천공항 2터미널 입국 게이트 앞에 모여 이 대사의 임명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대사가 한국에 들어온 것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젊은 장병의 죽음을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대사는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이며, 대통령실이 부당한 수사 외압을 했는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다. 그런 이 대사를 호주로 도피시킨 것 자체가 대통령실로 연결되는 수사에 대한 고의 방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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