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요금 동결…총선 뒤 인상할 듯

한전, 연료비 조정단가 1㎾h당 5원으로 유지

올 2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가 현재와 같은 1㎾h(킬로와트시) 당 5원으로 유지되면서 2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에 설치된 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올해 2분기(4∼6월) 전기요금이 현 수준으로 동결된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에너지 원가 상승으로 인한 누적적자가 43조원에 달하는 만큼 총선 뒤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연료비조정요금의 기준이 되는 2분기 적용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수준의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적용한다고 21일 밝혔다. 연료비조정단가란 변동성 높은 유연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 흐름을 반영하기 위한 도입한 항목으로 매 분기 시작 전달 21일까지 발표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한전은 전기요금 산정 작업 결과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화 추세를 반영해 키로와트시 당 ‘-2.5원’을 적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다만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이 재무 위기를 겪는 사정을 고려해 현행 연료비 연동제가 허용하는 최대치인 ‘+5원’을 계속 적용할 것을 지시했다. 결국 연료비조정요금을 제외한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 요금이 따로 인상되지 않아 2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하지만 4월 총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에 힘이 실릴 예정이다. 한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에너지 가격 상승기에도 원가보다 싼 전기를 공급해 43조원의 누적 적자를 쌓은 만큼 올 3분기 이후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한전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회사채 발행 한도도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자 기름값 및 에너지비용 등 올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다. 전기 요금의 경우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요금이 인상된 뒤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요금이 동결된 상태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대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을’ 전기요금만 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했다.

앞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1월 인사청문회 당시 “적절한 시기가 되면 국민 부담, 환율, 국제 에너지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별로 요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