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대구·경북 5개 의대 정원 289명 늘어···"필수 의료 공백 메우기 역부족"

박재형 2024. 3. 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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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월 20일 의대 증원 대학별 배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분의 82%인 1,639명을 비수도권에 배정했고, 18%인 361명은 서울을 제외한 경인권에 배정했습니다.

교육부는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대학의 증원 신청을 받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한 '의대 학생 정원 배정위원회' 논의를 거쳤습니다.

전국 40개 대학이 4일까지 교육부에 제출한 의대 정원 증원 신청 인원은 총 3,401명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부터 전국의 의대 정원은 3,058명에 5,058명으로 65.4% 증가하게 됩니다.

대구·경북권 대학, 2배 안팎 증원···경북대, 110명→200명
대구·경북권 대학들도 2배 안팎의 증원 규모를 보였습니다.

2025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구·경북지역 5개 의대 정원은 289명 증원된 640명입니다.

경북대는 현재 정원 110명에서 90명 늘어난 200명, 영남대와 계명대는 각각 76명에서 44명씩 늘어난 120명으로 정원이 확대됩니다.

대구가톨릭대는 현재 정원 40명의 2배인 80명, 경주에 있는 동국대는 현재 정원에서 71명 증원된 120명으로 늘어납니다.

정부 발표를 보면 의료 기반이 우수한 서울에는 증원이 없었습니다.

만성적인 의사 부족 현상과 의료 사각지대 같은 취약한 지역 의료에 숨통이 트일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역 의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우수한 지역 병원을 적극 육성하겠다. 지역의 인재를 선발하고 지역 의료 기관에서 장기 근무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교원·시설·설비 등 필요할 절차 진행"
눈에 띄는 부분도 있습니다.

권역의 책임 의료기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도록 경북대와 부산대, 전북대 등 7개 거점 국립대에는 정원을 200명 수준으로 대폭 늘렸습니다.

정부는 교원과 시설 부족 등의 의료계의 우려에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신속한 기간 내에 교원뿐만 아니라 시설, 설비, 기자재 등 대학별 증원에 따른 추가 수요를 조사해 예산 지원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직 결의' 의대 교수들 "필요도 없는 증원 강행은 선거 때문···말도 안 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잇따라 사직을 결의하고 있는 의대 교수들은 정부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환경도 안 되고, 필요도 없는 증원을 굳이 강행한다는 것이 너무 의도가 지금 선거 때문에 하는 걸로 보이니까, 학생들을 가르치고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서는 굉장히 당혹스럽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대학들은 배정받은 정원에 따라 늦어도 5월 중에 입시 요강을 공고해야 합니다.

공고까지 마치면 2025학년도 2천 명 의대 증원은 확정됩니다.

정부 "필수 의료·지역 의료 육성"···의료계 "전공의 되돌아오게 하기엔 역부족"
정부는 의료 사고 특례법과 의료 수가 인상 등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를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천 년 의약분업을 할 때 정부는 의료계의 반발에 밀려 의대 정원 351명을 감축하였습니다. 그때 351명을 감축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6,600명의 의사가 추가로 확보되었을 것이고, 2035년에는 1만 명이 넘는 의사가 배출되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2천 명을 증원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바로 그 규모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의료계 역시 정부에 대한 불신은 크며 필수 의료 분야 전공의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대책이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대 교수회 비대위 관계자는 "필수 의료과는 형사소송 들어오고 민사소송이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거든요, (의료) 수가 문제는 정부에서 그걸(의료 수가 인상) 한다고 나오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한 20년 넘게 했거든요."라고 주장했습니다.

의대 교수들 사직서 제출은 전공의 복귀에 달려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대구 가톨릭대에 이어 계명대 의대 교수들도 전공의들이 피해를 본다면 사직하겠다는 응답이 90%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일부 복귀할 수 있지만 복귀하더라도 필수 의료 분야는 매우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필수(의료) 쪽이 환자가 많거나 위급한 환자들인데 전공의 중에 3년 차 4년 차는 이미 해온 과정이 있기 때문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지만, 특히 현재 1년 차 아니면 3월 1일부로 이제 1년 차가 될 사람들은 전화로 돌려봤을 때는 10% 정도만 돌아올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수술이 많은 필수 의료 분야는 전공의 2학년이 1학년을 가르치고 3학년이 2학년을 가르치는 식이어서 신입 전공의가 들어오더라도 의료 공백은 생긴다는 것입니다.

상급 종합 병원들은 정부가 필수 의료 분야의 전공의들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보지 않고, 이전보다는 나아진 상태에서 자신의 전공을 이어갈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이번 사태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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