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고물가 정조준 ‘초저가’ 상품으로 고객 잡는다
유통업계가 초저가 상품을 주축으로 한 프로모션을 펼치며 고객을 유치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가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업계는 대표제품에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하고 선착순 특가로 선보이면서 신규 고객 유치와 재구매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건강라이프 이커머스 아이허브(iHerb)는 영양제부터 뷰티, 생활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최대 85% 할인가로 선보이는 ‘특가 상품’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 대상 품목의 첫 번째 주문에 특가를 적용하는 식이다.
기획전 판매 1위 상품은 아이허브의 대표 PB ‘시에라 비즈’의 ‘유기농 립밤 4팩’이다. 미국 농무부(USDA)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이 제품은 현재 체험 특가로 1달러(약 1300원대)에 판매 중이다. 특히 구매 후기 작성 시 아이허브가 제공하는 ‘리워드’ 1달러를 더하면 제품을 무료로 체험하는 것과 동일하다는 것이 아이허브의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부담없는 가격과 품질을 두루 갖춰 아이허브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립밤 인기에 힘입어 ‘안티 버그 밤’, ‘큐티클 케어 밤’ 등 시에라 비즈 브랜드 전 제품으로 소비자 관심이 확산되었다. 실제로 아이허브 내 시에라 비즈 브랜드 판매량은 지난 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45% 이상 크게 뛰었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3월 ‘올영세일’에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선착순 특가’ 상품이 1분(온라인몰 기준) 이내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그중 ‘선착순 특가’는 ‘올영세일’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 특가 행사 중 하나다. 세일기간 중 정해진 날짜에 한 가지 상품을 단돈 100원에 선착순으로 판매해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행사 품목은 제품력이 뛰어난 클린뷰티 브랜드 ‘비플레인’ 제품을 비롯해 중소기업 브랜드로 구성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의 한 올리브영 매장에서는 ‘오픈런’ 끝에 개점 20분 만에 선착순 특가 상품이 품절되는 등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 분 단위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선착순 특가 외에도 다양한 주제로 세일 상품을 구성해 소비자들에게 뷰티 트렌드를 제안하면서 지난 7일까지 진행한 올해 첫 '올영세일'은 흥행에 성공,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신장한 매출을 달성했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는 25일 오전 11시까지 3월 ‘뷰티컬리페스타’를 열고 ‘최저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최저가 챌린지는 페스타 기간 동안 구매한 최저가 도전 상품 가격이 지정 온라인몰보다 비쌀 경우 차액만큼 컬리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이벤트다. 지난 2월 뷰티컬리페스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컬리에 따르면 최저가 챌린지 상품은 페스타 특가 매출의 약 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챌린지는 상품 선정부터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행사 2주일 전부터 최저가로 만나고 싶은 상품을 신청받았고, 그 결과 1만여 건의 상품이 접수됐다. 컬리는 고객 의견과 더불어 기존 페스타 판매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100여 개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로 선보인다.
최근 업계가 이른바 ‘미끼 상품’ 마케팅, ‘로스 리더’ 전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최우선 요인으로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업계도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로스리더’ 마케팅은 고도화를 거치며 일명 ‘입덕템(팬이 되게 만드는 아이템)’ 마케팅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소비층인 팬덤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입덕’을 유도하는 장기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염가 제품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펼치면 주문량은 확대할 수 있지만 고객이 정말 만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을 제안할 수 있어야만 성과를 담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업계는 아이허브, 올리브영, 컬리와 같이 초저가 행사 품목 선정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초저가로 구매할 때 소비자가 느낀 구매 경험에 대한 만족감은 소비자를 기업의 팬이 되도록 유도한다”며 “기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프로모션이 흥행 실적으로 효과를 입증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 앞으로도 유사한 형태의 마케팅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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