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영의 악의 기원', 인간이 가진 악의 본질이란[TF리뷰]
오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서 공연
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한 가문의 3대에 걸쳐 대물림되는 죄의 굴레를 통해 신과 인간, 죄와 벌, 부모와 자식, 법과 정의, 삶과 죽음을 향한 질문을 담은 작품으로 최상위 계층이 사는 상위 1지구부터 하위 9지구까지 분리된 계급 도시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2018년 초연 이후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올해 네 번째 시즌을 올렸다.
주인공 다윈 영은 1지구에 위치한 엘리트 학교 프라임스쿨에서도 최상위에 속하는 모범생이자 문교부 장관 니스 영의 아들이다. 매년 아버지의 친구이자 30년 전 9지구 후디에게 살해된 제이 헌터으 추도식에 참석하는 그는 그곳에서 삼촌의 사건에 의문을 품고 있는 루미 헌터와 함께 제이 헌터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기로 한다.
제이 헌터 죽음의 유일한 단서는 9지구 후디로 추정되는 살해범이 가져간 사진 한 장뿐이다. 이에 다윈 영과 루미 헌터는 남아있는 연속 사진들을 들고 사라진 한 장을 찾으러 9지구로 향하는가 하면, 니스 영의 아이디를 도용하면서 국립도서관 디지털 아카이브도 열람한다.
그럼에도 다윈 영과 루미 헌터는 사라진 사진 한 장에 쉽게 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60년 전 9지구에서 발생한 '12월 폭동'과 30년 전 9지구 후디에게 살해된 것으로 사건이 종결된 '제이 헌터 살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다윈 영은 뜻밖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한 소년의 내면에 있는 선과 악의 갈등을 통해 계급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방대한 서사를 담아낸 856쪽 분량의 원작을 속도감 있게 압축해 냈다.
공연은 원작과 달리 프라임스쿨을 남녀공학으로 바꿨고 루미 헌터의 비중을 축소했다. 또한 다윈 영과 레오 마샬의 우정이 부각하면서 결말의 비극을 더욱 와닿게 하고 러너 영부터 니스 영과 다윈 영까지 이어지는 영 가문 삼부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더욱 밀도 높게 흘러간다.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겁게 흘러가지만 문학적이고 서정적이면서도 시적인 가사와 군무 그리고 곳곳에 배치된 유머가 작품에 생기를 더한다.
그동안 '겨울 나그네' '잭 더 리퍼' '레드북' '그날들'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통해 내공과 경험을 쌓은 인성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서 더욱 깊어진 눈빛과 감정선 그리고 탄탄한 가창력을 보여주며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 팀의 메인보컬로서 활동할 때와 또 다른 창법으로 무대 위에서 오롯이 다윈으로 존재한다.
작품 내내 다윈 영은 인간이 다른 인간을 심판할 자격이 있는지 끈질기고 집요하게 묻는다. 그럼에도 1지구의 견고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선택을 하는, 죄를 덮기 위해 또 다른 죄를 짓게 되는 인간의 본능을 보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지난 8일 막을 올린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오는 2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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