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사라는 거냐 팔라는 거냐"…넷마블 주주들 뿔난 이유

신민경 2024. 3. 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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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2곳, 넷마블에 사실상 "팔아라" 의견
"사업구조 고질적 문제…연간 흑전 요원"
권영식 대표 "상반기 흑전 달성 가능" 자신
넷마블 사옥 지타워. 사진=넷마블

"대체 팔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종목토론방)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7만원' 재진입을 노리며 매섭게 오르던 넷마블 주가가 이달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넷마블 수장은 상반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면서 주가가 이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팔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주식을 살지 팔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넷마블은 0.35% 밀린 5만73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지난해 10월 최저점(3만6750원)을 찍은 뒤 지난달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주가는 2월 28일 장중 6만7500원을 기록, 저점 대비 84%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주가는 차익실현 매물 등으로 정반대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이미 지난달의 장중 고점 대비 15% 넘게 밀린 상태다. 기관이 8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9억원, 56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주가를 지지하지 못했다.

넷마블은 상반기 예정작이자 최대 기대작인 '나 혼자만 레벨업'을 두고 원작의 후광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국내 웹소설로 시작한 '나 혼자만 레벨업'은 인기에 힘입어 2018년 초부터 웹툰으로도 연재됐다. 이 웹툰은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주요 웹툰 플랫폼에서 1위에 올랐다. 넷마블은 이 작품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PC 온라인 기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을 5월 내놓을 계획이다.

넷마블이 5월 역할수행게임(RPG)으로 내놓은 '나혼자만 레벨업' 대표 이미지. / 자료=넷마블


이러한 기대감과는 달리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회의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연초 이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넷마블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부정적인 전망으로 꺾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사 총 12곳(다올·대신·메리츠·신한·IBK·SK·유진·KB·키움·한국·현대차·흥국)이 넷마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거나, 기존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투자의견 '중립'은 사실상의 '매도' 시그널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넷마블을 사지 말고 팔아야 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나 혼자만 레벨업'의 게임 흥행 기대감이 충분히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게임이 큰 인기몰이를 하지 않는 한 주가가 재평가될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넷마블은 다른 게임주 대비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구조인데, 여러 신작들에 들어가는 마케팅비를 고려하면 당분간 영업이익 흑자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김지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자체 IP를 흥행시켜 매출에서 '지급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줄 경우라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있을 수 있다"며 "빨라야 내년부터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신작 전략이 과거부터 모바일에 치중돼 있단 점에서 전략의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보여진다"며 "잇단 신작 출시로 매출 지속성은 떨어지는 반면 고정비 투입은 누적되는 사업 구조도 잠재적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른바 덕후산업에는 불황이 없다지만 넷마블 같이 초대형 주력 게임 없이 다작으로 승부를 거는 곳은 예외"라며 "넷마블은 적자 늪에 빠진 상태로 흑자 전환은 요원해 보이며, 밸류에이션도 너무 높다"고 말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회사는 자신감 가득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구로구 소재 사옥 지타워에서 열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5월 나올 이 게임을 기점으로 상반기 흑자전환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출시 직후인 5월부터 매출에 본격 기여할 게임"이라며 "올해 이 게임을 포함해 10종의 기대작을 준비 중으로, 상반기 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 성과와 실적에 대한 회사와 증권가 의견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은 혼동하고 있다. 종목토론방에서 어느 투자자는 "회사 말을 들어야 되나 애널리스트 말을 들어야 하나 헷갈린다"고 적었다. 또 다른 투자자도 "마블 IP로도 실패했는데 이번엔 정말 믿어도 되겠냐"라며 "게임주 중 나 혼자만 레벨다운 하면 넷마블 다시는 안 본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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