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색감 내는데 2년 걸렸다"…'제네시스 G90 블랙'에 감탄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에서 블랙 콘셉트 영감
사소한 부분도 블랙으로…"고급스러움 살렸다"

제네시스 G90 블랙/사진=제네시스

"준비부터 설계, 기획까지 2년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남택성 제네시스 CMF 개발팀장(책임연구원)은 지난 14일 경기 용인 제네시스 수지에서 열린 '제네시스 G90 블랙' 신차 공개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제네시스에 걸맞은 고급스런 블랙 색감을 찾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는 얘기였다. 남 팀장은 "스위치류나 작은 데코(장식)까지도 모두 블랙으로 바꾸길 원했는데, 다른 사업부와 협의하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대표 플래그십 세단 G90의 최상위 모델 '제네시스 G90 블랙'을 21일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한다. G90 블랙은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콘셉트 '제네시스 블랙'을 적용한 첫 모델이다.

제네시스 G90 블랙/사진=최수진 기자

"내·외장 모두 블랙으로 통일...볼트 하나까지 검게"

블랙은 신차를 뽑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상이지만 그만큼 흔하기도 하다. 남 팀장은 이러한 특징을 지닌 블랙 색상을 제네시스만의 고급스러움으로 어떻게 표현할지가 가장 고민이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떠올린 것은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였다. 금강전도는 먹의 농담 차이로 원근감을 보여주는 동양화에 진경산수화란 화풍을 더한 작품. '검은색의 매력'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남 팀장은 "G90 블랙을 준비하면서 컬러 테마를 찾았는데 모티브는 한국적 콘셉트를 적용했다"고 부연했다.

제네시스 G90 블랙/사진=제네시스

G90 블랙의 외장 색상은 '비크 블랙'이다. 펄이 들어가는 일반적 블랙 색상과 달리 블랙 다이아몬드 유리 안료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전면 범퍼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 전면 엠블럼, 브레이크 캘리퍼 등을 모두 블랙으로 구현했다.

제네시스 G90 블랙/사진=제네시스

후면의 차명(G90)과 사륜구동(AWD) 엠블럼도 모두 제거해 동양화 같은 여백의 미를 살렸다. 내장은 전용 세미 아닐린 시트 커버링 및 퀼팅, 노브 및 스위치류, 알루미늄 스피커, 엔진 시동 버튼, 송풍구, 뒷좌석 통합 컨트롤러 측면 아랫부분까지도 모두 블랙으로 표현했다. 대충 넘길 수 있는 은색 볼트류까지도 블랙으로 표현해 통일감을 살렸다.

제네시스 G90 블랙/사진=제네시스

남 팀장은 "조사해보니 블랙 콘셉트라 해도 사이드 몰딩 같은 것은 공용으로 처리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저희는 하단을 감싸는 가니쉬나 도어 핸들 등에 적용됐던 크롬 등 어려운 부분까지도 모두 블랙으로 바꿔보려 하다 보니 개발 시간도 오래 걸렸고, 비용도 더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G90 블랙/사진=제네시스

G90 블랙, 1억3800만원부터

제네시스는 G90 블랙을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사륜구동 단일 파워트레인 및 구동 타입으로 운영한다. △파노라마 선루프 △빌트인 캠 패키지 △차량보호 필름을 제외한 주요 고급 사양을 기본화했다. 가격은 1억3800만원이다.

제네시스는 G90 블랙 공개와 함께 G90의 연식 변경 모델 '2024 G90'도 출시해 판매에 들어간다.

제네시스 G90 블랙/사진=제네시스

2024 G90은 △고스트 도어 클로징 △무드 큐레이터 등 고객 선호 사양 기본화 △이지 클로즈 시스템(뒷좌석 도어 제어 버튼 추가) △프로젝션 타입 후진 가이드 램프 △차량용 소화기 신규 탑재 등 사양 개선 및 안전·법규 사양을 추가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90 블랙은 검은색에 쇼퍼드리븐과 오너드리븐의 경계를 허물고 젊고 세련된 감각과 차별성 더했다"며 "대기업 총수 혹은 노년의 신사에게만 어울리는 플래그십이 아닌 젊은 CEO(최고경영자)나 존재감 넘치는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이들에게도 어울리는 선택지"라고 소개했다.

용인=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