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다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1064일. 밴드 데이식스(DAY6)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군백기'로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멤버들은 데이식스의 영원을 꿈꾸며 '데이식스스러운' 2막을 열겠다는 각오다.
데이식스(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는 18일 미니 8집 'Fourever'(포에버)를 발매하고 팬들 곁을 찾았다. 멤버들은 "어서 데이식스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앨범명 'Fourever'는 멤버 네 명을 상징하는 숫자 4(Four)와 영원(Forever)을 접목한 단어다. 성진은 "말 그대로 세월이 지나서 저희는 안 남더라도 곡은 회자됐으면 해서 앨범명을 그렇게 지었다"며 "이번 앨범은 이전의 데이식스와 앞으로의 데이식스를 잇는 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더 데이식스스러운 음악을 구축하기 위한 앨범이다. 데이식스스럽다는 건 그 시기에 우리가 원하는 음악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오래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데이식스는 "감사함을 보답할 만한 곡을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Welcome to the Show'(웰컴 투 더 쇼)를 비롯해 수록곡 'HAPPY'(해피), 'The Power of Love'(더 파워 오브 러브), '널 제외한 나의 뇌 (Get The Hell Out)'(겟 더 헬 아웃), '나만 슬픈 엔딩', '사랑하게 해주라',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까지 멤버들과 작곡가 홍지상이 의기투합해 만든 총 일곱 트랙이 실렸다.
성진은 "오랜만이다 보니까 하고 싶은 것들이 많기도 했고 욕심이 나기도 했다. 그 욕심을 다 구현해보려고 노력했다"고, 영케이는 "데이식스의 새로운 음악이 뭘까. 어떤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좋을까 생각해서 데이식스가 가진 밴드 사운드를 중점으로 다양한 느낌들을 앨범 구성 안에 넣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Welcome to the Show'는 '다같이 즐기고 뛰어놀 수 있는 곡을 만들자'란 아이디어로 시작된 곡이다. 영케이는 "혼자서 페스티벌을 다니다 보니까 그런 곡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맨 마지막으로 작업했던 곡이었다. '그런 곡이 없네' 하고 시작했다. 저희가 직접 뛰면서 뛰기 좋은 템포를 정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곡의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영케이는 'HAPPY'에 대해 "희망적인 내용만은 아니다. 쓸 때는 '마냥 행복할 수 있을까' 질문 하나만 던졌던 곡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 올 거다. 힘든 날이 왔을 때 '나 행복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에게, 이 곡의 화자가 그러하듯이 여러분도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The Power of Love'는 '사랑의 힘을 믿어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진은 "저희가 여태까지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곡을 써왔다. 저희도 힘들 땐 마이데이(팬덤명)분들의 사랑, 주변의 지인들의 사랑, 멤버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헤쳐나갈 힘을 얻는다. 그런 내용"이라고 했고, 이어 "저희가 '짠내식스'라는 말도 많이 듣는다. 눈물 빼는 곡도 있는데 그런 곡이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다. 늘 후회하는, 미련이 남아있는 곡"이라고 했다.
'널 제외한 나의 뇌'는 곡을 다 쓰고 제목을 정했다고. 성진은 "처음에 사운드가 펑크의 느낌이 강했다. 평상시는 가사를 정제된 단어로 표현하려 하는데 이 곡은 뭔가 더 내질러도 되겠다 싶었다. 영케이 씨가 가사를 기가 막히게 써놨다. '널 제외한 나의 뇌'라는 부분이 있다"고 하자, 원필은 "처음엔 '뇌'라고 하려고 했는데 '뇌는 좀 그렇지 않나' 해서 '널 제외한 나의 뇌'로 의견을 맞췄다. 잘 쓰지 않는 제목일 수 있지만 이런 게 좋았다"고 평했다.
멤버들은 'Welcome to the Show'와 'HAPPY'를 '최애곡'으로 꼽았다. 도운은 'HAPPY'를 언급하며 "드럼이 펑크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생각했다. 기본기가 중요한 곡인 것 같다. 제가 특히나 그런 걸 되게 못해서 이 곡이랑 많이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세 멤버는 타이틀곡을 꼽았다. 원필은 "맨 처음 저희가 작업할 때부터도 굉장히 좋아했다. 관객분들하고 소통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곡 나왔을 때부터 '이건 됐다' 했다. 곡에 떼창 부분이 있다. 떼창 소리를 들으면 제일 행복하다"고 했고, 영케이는 "저도 동의한다. 좋은 가삿말도 좋지만 같은 멜로디를 가삿말 없이 부를 때 서로 소통하고 있는 느낌을 세게 받을 것 같다"고 했다.
성진은 "타이틀곡이 색깔로 따지자면 초록과 파랑이 떠오르는 곡이다. 이걸 너무 쨍하게 뽑아버리면 너무 신나기만 할 것 같은데 그걸 가사로 중화시켜서 잿빛 필터를 걸어놓은 느낌이다. 'HAPPY'도 개인적으로 저희 데이식스가 여태까지 가지고 오던 결을 제일 닮아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사운드적으로 발전한 곡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2015년 데뷔한 데이식스는 어느덧 데뷔 10년차를 맞았다. 군백기에도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더블 역주행에 성공하며 데이식스는 꾸준한 우상향 성장세를 보여왔다.
영케이는 "'계속해서 잘 해오고 있었구나' 느끼게 된다. 만약에 이 그래프가 떨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완만하게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게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사랑해주시는 만큼, 우리가 만족하는 만큼 '잘 하고 있구나'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성진은 "데뷔 전에는 '데뷔하면 관심 많이 받겠지' 했는데 데뷔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목표를 차근차근 올라가는 걸로 바로 수정했다. 결과적으로는 이게 더 좋은 것 같다. 천천히 성장해나가면서 최대한 겪을 수 있는 거 다 겪고 오다 보니까, 떨어진대도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그림이 오히려 좋았겠구나' 싶고, 조금씩 더 우상향을 그려도 좋다. 떨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언제든 올라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데이식스는 앞으로도 변화는 있겠지만 변함은 없이 쭉 나아갈 계획이다. 원필은 "마이데이 분들이 많이 기다려주셨다. 더 많이 보고 싶다. 이제 군대 안 가니까 그럴 일 없다. 이때까지 기다려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각자에게 '데이식스가 어떤 의미'인지 역설했다.
"저에게 데이식스는 집인 것 같아요. 많은 곳들을 돌아다니면서 자랐는데 가장 오래 있었던 곳이고, 이 사람들과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더라고요. 오히려 부모님보다도 더. 이 사람들이 저의 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영케이)
"한 단어로 딱 말하고 싶은데 생각이 안 나요. 저한테는 진짜 가장 소중하고 지켜야 하는 것. 어렵네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지켜야 하는 소중한 것입니다."(원필)
"다 표현방법이 다를 뿐 비슷한데, 저한테는 1순위인 것 같아요. 저보다도 우선적으로 생각이 들어요."(성진)
"저도 제 인생의 전부인 것 같아요. 때로는 학교가 되기도 해요. 형들한테 배운 게 많거든요. 놀림도 많이 받긴 했지만 가족이기도 하고. 저는 데이식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습니다."(도운)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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