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 39세 정신적 지주가 없었지만 사라지지 않았다…이정후·안우진 없다, 여전히 그가 필요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그가 필요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시범경기서 속절없이 1승7패,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역사로 증명됐다. 그러나 키움이라면 얘기는 다를 수 있다. 실제 전력도 많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근래 투타에서 확실한 뉴 페이스를 발굴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주형은 엄밀히 볼 때 LG 트윈스가 뽑은 선수이고, 아직 풀타임도 해보지 않았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이 동시에 빠진 환경이, 오히려 젊은 선수가 여럿 튀어나올 좋은 기회인 듯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한화 이글스가 왜 오랫동안 리빌딩을 하다 부작용을 맛봤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사실상 성적보다 미래를 봐야 하는 시즌. 그래서 눈 앞의 경기를 무조건 잡을 수 있으면 잡아서 ‘이기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하는 시즌이다. 인위적인 젊은 선수들 기용보다, 자연스럽게 이기는 경험을 쌓으려면 ‘베테랑 기둥’이 필요하다. KBO리그 역사가 말해준다.
다행히 키움은 최근 1~2년간 베테랑을 차곡차곡 모았다. 최고참 이용규부터 이원석, 최주환, 이형종, 원종현, 정찬헌 등이 있다. 이지영(SSG 랜더스)이 떠났고, 원종현(토미 존)과 정찬헌(허리)은 수술 후 재활 중이다. 그래서 야수 베테랑 4인방의 역할은 중요하다. 성적으로 한 번, 덕아웃에서 또 한번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이원석, 최주환, 이형종은 나란히 시범경기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최주환이 타율 0.333으로 쾌조의 페이스를 보였다. 올 시즌 주전 1루수 혹은 지명타자이자 4번타자다. 이원석은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1,3루 자원이고, 이형종은 페이스를 올리면 주전 코너 외야수다.
그런데 이들의 ‘정신적 지주’ 이용규가 시범경기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가오슝에서도 거의 경기에 나가지 않았다. 알고 보니 부상이 있다. 키움 관계자는 “손목(주상골) 통증으로 시범경기에 못 나왔다. 재활군에 합류해 곧 라이브 단계에 들어간다”라고 했다.
이주형이 허벅지 통증으로 당분간 빠진다. 올 시즌 키움 외야는 일단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만 붙박이다. 이용규가 매일 주전으로 못 나가도, 건강을 회복해 자주 경기에 나가는 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시즌이다. 예년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졌다고 해도, 이용규의 컨택은 여전히 쏠쏠하게 활용될 수 있다.
덕아웃과 라커에서도 분위기를 이끄는 리더다. 예를 들어 이용규는 2022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실책 퍼레이드로 패배한 뒤 후배들의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듣고 2차전서 “기회를 놓치지 말자”라고 했다. 이후 키움은 거짓말처럼 업셋,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서도 SSG 랜더스를 끝까지 괴롭혔다.
올해 키움은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10개 구단 중 객관적 전력이 가장 약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최고참 이용규의 긍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 키움 팬들은 이용규가 1군에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면 좋을 듯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