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장 우려 잠재운 美 연준,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 유지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4.6% 전망
파월 “1~2월 지표가 바꾼 것 없어”
양적 긴축 속도 조절 예고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했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는 우려와 달리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세 차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제시한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연준은 19~20일(현지 시각)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9·11·12월, 올해 1월에 이어 5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당초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동결이 아니라 점도표에 있었다. 이번에 발표될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치가 3회에서 2회로 줄어들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였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취합한 것으로,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점도표에서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동일하게 연내 금리 전망이 4.6%로 제시되며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한 번에 25bp(1bp=0.01%P)씩 내린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3회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그러나 올해 1~2월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연준 위원들도 공개 발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2회만 내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까지 ‘비둘기파(dovish·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하면서 힘을 보탰다. 파월 의장은 FOMC 결과 발표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수치가 매우 높았지만, 1~2월 물가 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끄집어내지 않았다”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2%로 가는 길은 원래 울퉁불퉁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두 달 지표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1월과 2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높았던 것은 ‘계절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노동 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나왔던 극심한 고용 불균형은 대부분 해소됐다”면서 “임금 상승세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완화되는 등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 위원들은 노동시장 재균형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지속해서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동시에 양적 긴축(QT)의 속도를 줄이겠다는 예고도 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자산매각 속도를 줄이는 이슈를 논의했다” 면서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지만 위원회에서 조만간(fairly soon)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보유 자산을 감축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보유 자산 규모를 약 2년 전 9조 달러에서 최근 7조5000억 달러로 줄인 바 있다.
파월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6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74.4%로 나타났다. 전날 59.1%와 비교하면 하루도 안 돼 15%P 이상 상승한 것이다.
FOMC 결과 발표 이후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하며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3대 주가지수가 같은 날 각각 종가 기준 사상 최고로 마감한 것은 2021년 11월 8일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8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4.615%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가량 떨어진 연 4.271%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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